악수 대신 팔꿈치 맞대기? 신종코로나가 바꾼 인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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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센 호로위츠에서 기술 연구자로 일하는 팀 황이 올린 회사 공문. [트위터 캡처]

안드레센 호로위츠에서 기술 연구자로 일하는 팀 황이 올린 회사 공문.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가 전 세계의 인사 문화를 바꿨다.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악수를 금지하는 곳도 생겼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탈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새로운 인사 지침을 소개했다.

이 회사 대표인 마크 안드레센은 회사에 '악수하지 않기 정책'을 도입했다. 트위터를 통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전문기관이 제공한 신종코로나 정보나 대응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그는 방문객들에게도 악수를 하지 말자고 권장했다. 사무실 문 앞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악수를 피해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붙인 것이다. WSJ은 그가 악수를 청하는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대신 팔꿈치를 내밀며 인사했다고 전했다.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대표 마크 안드레센이 올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안내문. [트위터 캡처]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대표 마크 안드레센이 올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안내문. [트위터 캡처]

아시아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행사인 싱가포르 에어쇼 주최 측은 지난 11일∼16일 행사를 치르면서 타인과 접촉하지 말아 달라고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싱가포르 에어쇼를 주관하는 익스페리아 이벤트의 전무이사 렉 쳇 램은 미국 경제잡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무접촉 정책을 채택하고 참석자들이 행사 내내 악수 대신 다른 대안적인 비즈니스 인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14일 무슬림들이 인사 관례인 악수를 피하고 기도할 때에 개인 매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슬림 인구가 약 15%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의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현재까지 75명이다. 싱가포르 환경 수자원부 장관 마사고스 줄키플리는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악수를 했다면 손을 씻고 얼굴을 만지지 말 것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악수가 금기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몇몇 아프리카 국가를 강타했을 때 사람들은 되도록 악수나 포옹을 하지 않았다.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조차 라이베리아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를 만날 때 악수를 피했다. 그 해에 미국의 한 의사 단체는 악수를 전면 금지할 것을 제안했고 한 달 뒤 웨일스의 과학자들은 인사로 악수 대신 주먹끼리 부딪치는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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