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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28번…접촉 16일 지나 확진, 증상도 거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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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28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3번 환자(54세 남성, 한국인)의 직장 동료로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했다. 3번 환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지 16일 만인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 후 확진까지 국내 최장 기간의 사례로 기록됐다.

3번과 직장 동료 31세 중국 여성 #격리 해제 직전 최종검사서 양성 #병원 측 “젊고 건강해 증상 없어” #진통소염제 복용 영향일 수도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28번 환자는 31세 중국인 여성으로 3번째 환자의 지인”이라며 “자가격리 중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3번 환자와 함께 우한에서 온 28번 환자는 지난달 22·24일 서울 강남의 글로비성형외과에서 성형 치료를 받았다. 이때 동행했던 3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뚜렷해져 스스로 1339에 신고한 후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의 어머니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3번 환자의 어머니는 현재 경기도 고양시 서구보건소에서 관리 중이며 자가격리 상태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3번 환자 어머니와 28번 환자는 같은 집에서 생활했지만 다른 방을 썼다”며 “어머니는 지난 9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은 격리 기간 동안 집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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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환자는 3번 환자 격리일(25일) 기준으로 16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환자들의 평균 잠복기는 4일이고, 최장 잠복기는 14일이었다. 28번 환자는 격리 해제 이전 보건소가 실시한 최종 확인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28번 환자의 특이점은 감염됐으나 증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3·28번 환자가 격리 치료 중인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28번 환자는 양성이 나오긴 했지만 바이러스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양성과 음성의 경계에 있어 이번 주 안에 퇴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던 것이다. (체내) 바이러스가 있다 해도 증상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8번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로 그가 복용한(지난달 21~28일) 진통소염제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증상이 있었더라도 제대로 발현되지 않았거나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주관적 무증상 상태였을 수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결국 28번 환자는 보건소가 확인차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감염 여부도 모른 채 자연 치유됐을 가능성도 있다. 방지환 신종 코로나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일부 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자가면역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16번 환자(42세 여성, 한국인)와 그의 오빠인 22번 환자(46세 남성, 한국인)가 유사한 사례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15~19일 태국 여행을 다녀온 이후 광주광역시 21세기병원에서 딸을 간병하던 중 증상이 나타나 확진을 받았다. 설 연휴인 지난달 25일 16번 환자와 함께 식사했던 22번 환자도 특별한 증상 없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14일 이상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굉장히 예외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방지환 팀장은 “(잠복기가) 10일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신종 코로나도 대체로 2~10일 정도가 보통”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황수연·채혜선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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