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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발열 없던 28번 환자, 2차례 재검 끝에 양성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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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텐진발 항공편으로 입국한 사람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텐진발 항공편으로 입국한 사람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28번째 확진자가 격리 해제를 앞두고 확인 차원에서 실시한 2번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국내 28번째 환자는 30세 중국인 여성으로 3번째 환자의 지인”이라며 “자가격리 중 검사를 실시해 양성으로 확인됐고, 현재 명지병원에서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3번째 환자의 직장 종료로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했다. 그는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3번째 환자와 마지막 접촉일을 기준으로 17일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감염원 접촉 이후 가장 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됐다.

28번째 확진자 는 3번째 환자와 우한에서 함께 왔다. 그는 지난달 22일과 24일 서울 강남의 글로비성형외과에서 성형 치료를 받았고, 이때 3번째 환자도 동행했다. 3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신종코로나 의심 증상이 뚜렷해져 스스로 1339에 신고하고 명지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의 어머니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는 자가격리 기간 중 발열이 확인되지 않았다. 격리 전 받았던 다른 치료와 관련된 진통소염제를 복용중이어서 추가 증상 확인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고려해 잠복기 완료 시점을 앞두고 검사를 8일 시행했으며, 1차 검사상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상의 결과가 나와 재검사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자가격리를 유지하며 24시간 간격으로 9일과 10일 2차례 재검을 실시한 끝에 10일 최종적으로 양성으로 판정하고, 현재 국가 지정입원치료병상(명지병원)에 입원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는 계속 자가격리 중이었으며, 자가격리 기간 함께 거주했던 접촉자(3번 환자 어머니)는 검사결과상 음성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성형 치료 이후 복용한 진통소염제 때문에 발열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해 격리 해제 전 신종 코로나 검사를 했다는 얘기다.

3번 환자 어머니는 현재 고양시 서구 보건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자가 격리 상태다. 서구 보건소 관계자는 “3번 환자 어머니와 28번 환자는 같은 집에서 생활했지만 다른 방을 썼다”며 “어머니는 지난 9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은 자가격리 기간 동안 집 밖으로 나온 적은 없다. 보건소가 아파트 CCTV를 통해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28번 환자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추가 접촉자는 없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 격리일(25일) 기준으로 17일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환자들의 평균 잠복기가 4일이고, 최장 잠복기가 14일이다. 28번 환자는 이 기준에 비춰보면 특이한 환자다. 그렇다고 그가 최장 잠복기를 넘겨 발병한 사례라고 볼 수는 없다. 감염은 됐으나 의미있는 증상 자체가 없는, 발병하지 않은 상태라서다. 그는 현재도 증상이 거의 없다.

방역당국은 28번 환자가 3번 환자에 의한 2차 감염자로 보고 있다. 정 본부장은 “3번 환자가 국내에 들어와서 28번째 환자하고 동선이 거의 일치하게 같이, 가장 가깝게 밀접 접촉을 했다. 그래서 3번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우한에서 같이 입국을 했기 때문에 그런(우한에서 감염된 채 입국했을)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사례에 대한 전문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3번 환자가 6번 환자를 전염을 시켰고 전염력이 있는 2차 감염자를 만든 사례이기 때문에 유사한 그런 전파가 됐을 거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또 28번 환자가 최장 잠복기인 14일을 지나 발병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28번 환자에 대해서 잠복기가 다 끝나서 발병한 것인지, 아니면 이 분이 일주일 정도 진통소염제를 계속 복용을 했기 때문에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 (발병해서) 증상이 있었어도 그것을 본인이 주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인지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현재 저희가 판단하기로는 3번 환자하고의 밀접한 접촉으로 전파됐을 가능성, 그리고 그 이후에 약간 경미한 증상이 있었지만 주관적인 그런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서 조기에 환자로 발견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3번과 28번 환자는 경기 고양시의 명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28번 환자는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격리만 해두고 검사를 해보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증상이 나타나서 검사를 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 돌아가기 전에 (확인 차원에서) 한 것이다. 양성이 나오긴 했는데 거의 바이러스가 없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양성과 음성을 나누는 기준이 (PCR 유전자 검사 증폭 횟수)35회인데 이 환자는 34회만에 나왔다. 거의 양ㆍ음성의 경계에 있다는 얘기다. 이번주 안으로도 퇴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28번 환자는 설령 감염됐더라도 3번 환자랑 같이 다녔으니 초기에 감염됐을 것이다. 그렇게 됐더라도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었고, 전혀 못 느낀 것이다. (체내)바이러스가 있다 해도 증상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신종코로나 잠복기가 24일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데 대해 방지환 신종 코로나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그 보도는 저도 읽어봤다.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실텐데, 호흡기는 (잠복기가) 10일 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신종코로나도 대체로 2~10일정도고 주로는 3~7일 집중됐다. 24일까지 (잠복기가)된다는건 공포스러운데, 제 생각은 있다 하더라도 굉장히 예외적이라고 생각한다. 발표자도 한 사례가 있을 뿐이다 라고 했기 때문에 굉장히 예외적인 사례라고 생각하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ㆍ황수연ㆍ채혜선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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