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적극 공세로 주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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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응원단 5천여 명을 비롯, 3만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이날 남북대결에서 한국은 황선홍과 최순호를 투톱으로 내세워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계속적인 파상공세로 북한 문전을 위협하던 한국은 전반 18분 이날의 수훈갑 황선홍이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 승기를 잡는데 성공, 기세를 올렸다. 김주성이 짧게 코너킥 한 볼을 뒤를 받치던 구상범이 곧바로 문전으로 센터링, 때마침 쇄도하던 황선홍이 2명의 수비 사이로 치솟으며 헤딩슛, 북한 네트를 깨끗이 갈랐다.
한국은 후반 들어 전반의 오버페이스 탓으로 체력이 급전직하, 북한의 잇따른 쇄도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GK 김풍주의 빛나는 선방으로 끝내 골문을 지켜냈다.
북한은 1차 예선전에 참가했던 6명의 선수를 탈락시키고 7명의 신인을 기용, 기동력있는 축구를 선보였으나 경기운영능력과 골 결정력 부족으로 노련한 한국의 수비벽을 뚫는데 실패했다. 이날 승리는 황선홍-최순호 콤비를 공격선봉에 내세운 투톱플레이의 개가로 평가된다. 특히 황선홍과 짝을 이룬 최는 한국축구의 기둥답게 공·수 플레이를 훌륭하게 리드함으로써 다시 한번 아시아최고의 황금다리로서 진가를 유감없이 걸쳐 보였다. 무릎부상으로 뒤늦게 합류(9월18일)한 최는 코칭스태프의 우려에도 불구, 90분 풀타임 동안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가담하는 열성을 보였는가 하면 북한의 방광철·긷광민 등으로부터 샌드위치마크를 당하면서도 빼어난 기량과 함께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돌파의 귀재 김주성은 북한수비 교란역과 찬스메이커로서 역시 대활약, 최상인 콤비 못지 않은 수훈을 세웠으나 전반 27분 완벽한 단독득점찬스를 놓친 실수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팀은 그러나 새로운 대들보 박경훈의 훌륭한 스위퍼역할을 제외하고는 좌우수비와 링커진의 중간 차단력이 허술한 허점을 또다시 노출, 앞으로 기동력이나 개인기가 좋은 중국 및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전에 한가닥 불안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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