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위기 현대차, 中에 SOS "일부 공장이라도 조기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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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울산 현대차 공장 정문에서 보안 요원이 열화상 카메라로 출근하는 직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울산 현대차 공장 정문에서 보안 요원이 열화상 카메라로 출근하는 직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일 중국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 생산 거점인 산둥성 정부에 공장을 조기에 가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6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 차질 시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 관리하에 생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로 현대차는 지난 4일부터 공장별로 셧다운(일시 정지)에 들어갔으며, 지난 3일부터 감산에 들어간 기아차도 다음 주 초부터 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라코퍼레이션이 제작한 와이어링 하니스. [사진 유라코퍼레이션 홈페이지 캡처]

유라코퍼레이션이 제작한 와이어링 하니스. [사진 유라코퍼레이션 홈페이지 캡처]

산둥성에 몰려 있는 현대·기아차의 와이어링 하니스 납품업체 공장은 춘제 연휴에 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오는 9일까지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 10일 이후에도 공장 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법인 현대차그룹중국(HMGC) 임원도 산둥성 정부 관계자와 직접 연락해 생산 재개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신·유라코퍼레이션·티에이치엔(THN) 등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사도 현지 직원 안전을 위해 철저한 방역 관리에 나서는 한편 중국 시 정부에 직접 공장 가동 재개를 요청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도 중국 정부와 협의에 나섰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 총영사관 등은 최근 산둥성 정부 관계자와 만나 공장 조기 가동 필요성을 설명하고 가동에 필요한 조치 등을 논의했으며, 산둥성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이 위치한 시 정부와 공장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경신 경주공장을 찾아 중국 정부에 공장 재가동을 계속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완성차 업계와 부품 업계, 정부가 3인 1각의 상생 협력으로 중국인의 안전을 도모하면서도 공장의 적기 가동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에 1조원 자금 집행 

이날 현대·기아차는 휴업과 감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납품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책도 밝혔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납품하는 350여 개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한다. 3080억원 규모의 경영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며, 이달 중순부터 선지급해 협력사들이 경영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6920억원 규모의 중소 협력사 납품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도 조기 지급할 계획이다. 원래 이달 중순 결제될 예정이었던 금액을 이번 주 지급하기로 했으며, 다음 달 중순 결제 예정인 납품대금은 이달 말 지급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어려움 타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긴급 자금 지원이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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