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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 KCGI, 한진칼·한진에 "전자투표 도입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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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과 한진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한진 사옥. [뉴스1]

한진과 한진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한진 사옥. [뉴스1]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가 한진과 한진칼 측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KCGI는 5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다음 달 개최 예정인 한진칼·한진 정기주주총회와 이후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자투표제는 실제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이사회에서 결의만 하면 도입 가능하다. KCGI는 입장문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면 주주들의 주총 참여가 용이해질 뿐 아니라, 회사의 주총 관련 업무처리 시간이 단축되고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한 비용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2월에도 전자투표 도입을 요구했지만, 한진칼과 한진 이사회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도입 요구를 묵살했다"며 "한진칼과 한진 이사들이 도입 요청을 수용해 주주와 회사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CGI의 전자투표제 도입 요구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측과의 표 대결에 대비해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풀이된다. 현재 조원태 회장 진영 지분이 33.45%, KCGI가 포함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 진영(32.06%, 의결권 유효 기준 31.98%)을 근소한 차로 앞서는 상황이다. 소액주주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릴 수 있다.

한편 한진그룹도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주주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실제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조원태 회장 측도 소액주주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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