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금지' 조치에 발끈한 中 "신종코로나 공포 선동 멈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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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사망자가 계속 급증하는 등 상황은 자꾸 나빠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사망자가 계속 급증하는 등 상황은 자꾸 나빠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우려해 중국인과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에 들어가자 중국이 “전 세계 대중을 공포에 몰아넣는 선동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교역·여행 제한은 반대한다고 권고했다”면서 “하지만 일부 국가들, 특히 미국은 부적절하게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확실히 WHO의 조언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특히 미국을 겨냥해 “워싱턴이 끊임없이 공포를 조장하고 확산시키고 있다. 이것은 나쁜 예”라고 지적하며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중국에 어떤 실질적인 지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침착하고 합당한 판단으로 대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강화된 입국 규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미국은 ‘과학에 근거한 조치’라며 맞받아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국장인 낸시 메소니에 박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과학에 근거한다”며 중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 낸시 박사는 “일련의 조치는 미국으로 바이러스 유입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모든 미국인의 건강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 때 가장 먼저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 외교관과 국민을 탈출시켰다. 또 최근 2주 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민 경우에도 입국할 수 있는 공항을 7곳으로 제한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은 별도 시설에 14일간 격리된다. 이날 까지 미국 내 확진자는 모두 11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급속도로 증가해 이날 기준 사망자는 361명, 확진자는 1만7000명을 돌파했다.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를 넘어선 수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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