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자 휴직, 기침 소리 확인도…청소 O2O 신종코로나 대응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소 도우미, 집에 오라고 해도 될까?’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주부 신모(68) 씨는 ‘미소’ 앱을 통한 정기 청소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지 고민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걱정돼서다. 미소로 매주 집안 청소를 해결했다는 신씨는 “아주머니께 명절 때 어디 다녀오셨냐고 물을 수도 없고…”라며 말을 흐렸다.

신종코로나 국내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방문 가사노동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에 비상이 걸렸다. 업체들은 긴장하며 위생 관리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방문자 휴직 처리, '마스크 썼나' 확인

가사도우미와 고객을 중개해주는 청소 O2O 앱 미소(왼쪽)와 대리주부(오른쪽) [사진 각사 홈페이지]

가사도우미와 고객을 중개해주는 청소 O2O 앱 미소(왼쪽)와 대리주부(오른쪽) [사진 각사 홈페이지]

집안 청소 중개 플랫폼 ‘미소’는 등록된 3만 명의 클리너 모두에게 지난주 문자를 보내, 청소 중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위생 지침을 전달했다. 청소가 예약된 클리너에게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미소 측은 “목이 붓거나 열이 나는지 묻고, 통화할 때 기침 소리가 들리면 업무 자제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다녀왔거나, 중국 우한시에 다녀온 지인과 접촉한 적이 있는 클리너는 2주간 업무 휴직 처리한다.

2만 명의 가사도우미가 활동하는 청소 중개 앱 ‘대리주부’ 역시 가사도우미들에게 날마다 위생 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대리주부 운영사 홈스토리생활의 이봉재 부대표는 “회사에서 가사도우미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싶지만 대량구매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신 매 서비스마다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사용하시는지 확인한다”고 했다.

확장 중인 청소 O2O, '코로나의 역습' 넘을까

커지는 1인가구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커지는 1인가구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인 가구 증가와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로, 가사노동 O2O 시장은 줄곧 성장세다. 미소에 따르면 고객 75%가 정기적으로 청소를 이용하며 재구매율은 85%다. 출시 4년 만에 누적 청소 180만 건을 넘겼다. 대리주부 역시 고객 70% 이상이 정기 이용자다.
업체들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사태에도 이용률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외식이나 매장 방문 같은 접촉·대면 경제활동은 줄이더라도, 청소나 가사 도움은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한 일이라 쓰던 서비스를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 인력 대부분 중국동포? ‘아니다’

앱을 통해 연결되는 도우미·클리너 중 대부분이 중국 국적 교포일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청소 O2O 업체에 확인한 결과는 달랐다.
이봉재 홈스토리생활 부대표는 “간혹 그렇게 생각하고 문의하는 고객이 있지만, 대리주부의 가사도우미 중 외국 국적자는 극소수”라고 말했다. 미소 측은 “클리너의 국적에 관계 없이, 고객이 서비스 후 매기는 평점에 기반해 운영한다”며 “등록된 클리너의 80% 이상은 한국 국적”이라고 덧붙였다. 위생이나 서비스가 부족하면 걸러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