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면 대륙이 긴장한다, 베이징이 내놓는 새빨간 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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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의 아침은 늘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전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과 시작한다. 베이징 시각으로 오전 8시(한국 시간 오전 9시)를 전후해 ‘전날까지의 신종 코로나 전염병 최신 상황’을 발표한다.

텐센트 제공의 신종 코로나 실시간 추적 서비스 #1일부터 퇴원자가 사망자 수 앞지르기 시작해 #전파 속도 말하는 신규 환자는 상승 곡선 그려 #춘절 때부터 가파른 확산 추세 보여주고 있어 #23일 우한 봉쇄가 이미 늦었다는 걸 방증하기도

신종 코로나 확산 지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신종 코로나 확산 지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를 보면 어제까지 얼마나 많은 사망자와 새로운 환자가 발생했는지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 같은 정보 서비스 제공이 시작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억제에 총력을 다하라’는 지시가 있은 뒤에 국가적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하루 한 차례 발표가 고작이니 일반인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기 있는 게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전문 업체인 텐센트가 제공하는 이른바 ‘실시간 전염병 추적’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신규 의심자 추세. yesok@joongang.co.kr

신규 확진자·신규 의심자 추세. yesok@joongang.co.kr

중국 중앙 정부와 각 성·시·자치구에서 나오는 발표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실시간 뉴스로 전한다. 한데 여기에 등장하는 한장의 지도와 세 개의 그래프가 많은 중국인을 때론 웃게, 때론 울게 하고 있다.

지도는 붉은색의 진하고 옅음을 이용해 중국 각 지역의 신종 코로나 감염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의 진앙인 후베이(湖北)성을 비롯해 상황이 심각한 저장(浙江)성과 광둥(廣東)성 등이 빨갛게 물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래프 중 첫 번째는 신규 확진 환자와 신규 의심 환자의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염병이 확산할 것이냐 꺾일 것이냐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계속 상승 곡선을 그으며 확산일로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계 확진자·누계 의심자 추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누계 확진자·누계 의심자 추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두 번째 그래프는 누적 확진 환자와 누적 의심 환자 숫자를 표시하고 있다. 2일로 의심 환자는 2만 명을 돌파했고 확진 환자는 1만 7000명을 넘어 이 역시 계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주목할 건 두 그래프 모두 중국의 최대 명절인 25일 춘절(春節, 설) 직후부터 급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23일 봉쇄에 들어가기 전 이미 500만 명이 빠져나오며 급격하게 중국 전역에 전파됐다는 걸 말해준다.

누계 퇴원자·누계 사망자 추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누계 퇴원자·누계 사망자 추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 번째 그래프는 많은 중국인이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본다. 이제까지의 사망자와 퇴원자 수를 비교한 것이다. 병원에 들어간 뒤 나올 때 과연 살아서 나오느냐 죽어서 나오느냐를 냉정하게 보여주는 그래프다.

엎치락뒤치락하다가 2월 1일부터는 두 발로 걸어 나온 사람이 숨을 거둬 실려 나온 이의 수를 앞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328명이 퇴원했지만 사망자는 304명을 기록한 것이다.

2일에는 사망자가 361명으로 급증하긴 했지만, 퇴원한 사람도 475명으로 크게 늘며 그 격차는 더 벌어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신종 코로나와의 사투에 한 줄기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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