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한 유학생 "여긴 유령도시···오후 8시 우한공항으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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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는 썰렁하다 못해 ‘유령도시’처럼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내 거리는 오가는 사람 없이 텅텅 비었고, 많은 사람이 몰리던 우한대학교 앞 대형마트도 평소와 달리 한가한 모습이었다.

우한대학교 유학 중인 김동우씨 #동영상과 함께 현지 소식 전해와 #우한 시내 오가는 사람 거의 없어 #“병원 사람 많아 진료 어려워 소문”

우한대학교에 유학 중인 K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는 동영상과 함께 우한 교민의 귀국 소식을 중앙일보에 전해왔다. 부산 출신인 그는 지난해 8월 중국으로 건너가 우한대학교에서 유학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교부로부터 국내 귀국 통보를 언제 받았나.
“외교부 해외 안전지킴센터가 지난 24일부터 귀국의향 조사를 해 나도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겠다고 27일 신청했다. 29일 오후 3시 8분(이하 현지시각) 문자와 이메일로 전세기를 탈 시간 등을 연락받았다. 우한 공항에서 30일 오후 3시 15분 집결해 한국에 오후 7시 도착한다는 연락이었다.”

-귀국이 지연된 거로 아는데.
“30일 오후 2시 직전 다시 연락을 받았다. 30일 오후 7시 40분 우한대학교 서쪽 정문에 집결해 오후 8시 우한 공항으로 출발한다는 연락을 다시 받았다. 우한대학교 유학생 10명 안팎과 우한대학교 인근 거주자 등 총 45명이 우한대학교 서쪽 정문에 모여 함께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안다. 아직 몇시 비행기로 우한공항에서 출발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비행기 탈 때 알려줄 것 같다.”

-우한대학교에서 공항까지는 어떻게 가나.
“1시간 정도 걸리는 데, 버스로 이동하는 것으로 안다. 국도와 고속도로는 통제돼서 일반인 차량 통행이 안된다. 경찰이 지키고 있고 흙 등으로 국도 진입을 막고 있다. 한국 영사관에서 에스코트해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안다.”

-학교와 우한시내 상황은 어떤가.
“중국 설을 맞아 중국 학생들은 모두 집에 가고 학교에 거의 없다. 유학생만 기숙사에 있는 것 같다. 우한시내 길거리에도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식당 등 가게 문도 대부분 닫은 상태다. 우한시내가 봉쇄돼 시내 나가도 사람이 안 보인다. 썰렁하다 못해 유령도시라는 게 맞을 것 같다”

-현지 병원 사정은 어떤가.
“병원 가도 사람이 워낙 많아 검사 제대로 못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걸리더라도 방법이 없다는 소문이 떠돈다. 주변 사람 중에 실제 병원에 간 사람을 알지 못하지만, 병원에 약이 없고 자리가 없다는 소문이다. 시내에서 마스크 구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

-학교 기숙사 사정은 어떤가.
“학교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도시락을 준다. 기숙사 학생들이 포트기로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한다.

-교민이나 유학생 중에 아픈 사람을 본 적 있나.
”아직 아픈 사람이나 유증상자를 보지 못했다.”

-한국에 도착하면 어디에 수용되는지 아나.
“뉴스로 확인해 알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외교부에서 상세하게 얘기해줄 것 같다.”

유학생 K씨는 기자에게 우한대학교 인근 거리와 대형마트의 모습 등을 찍은 동영상을 보내왔다. 이 동영상을 봐도 시내 거리는 오가는 사람 없이 텅 비어 있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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