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세기 띄우는 정부···우한 입국 교민 14일간 격리 수용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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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 검역대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 검역대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남아있는 교민 600여명을 국내로 데리고 온 뒤 별도 공간에 격리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우한 교민을 전세기로 데려온 뒤 집이나 호텔 등으로 보내지 않고 별도 공간에서 격리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28일 정세균 총리 주재 회의에서 최종 방안을 확정한다. 정부는 교민을 한 군데에 수용할지, 분산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송 인원이 많을 것으로 보여 분산해서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한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우한시 교민들을 상대로 전세기 탑승 신청을 받고 있다. 총영사관은 홈페이지에 탑승 희망자 신청을 안내하고 있다. 귀국 희망자가 확인되면 30일께 전세기를 띄워 이송할 계획이다.

 우한시 교민을 국내로 데려온 뒤 격리하려는 이유는 무증상 감염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탑승할 때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잠복기 안에 증세가 발현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세번째, 네번째 확진 환자가 그런 경우다. 이들을 데려온 뒤 집 등으로 보내면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크게 증가한다. 우한 폐렴의 잠복기는 짧게는 2일, 길게는 14일이다. 2015년 메르스 때 잠복기를 넘겨 발병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14일 수용했다가 증세가 발현하지 않으면 격리에서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탑승 전에 격리 수용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한국행을 결정한 교민 중에서 격리 수용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기에 방역 전문가를 보내 기내에서 발열 여부 등의 건강상태, 화난 수산시장 방문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발생 지역에 전세기를 띄워 교민을 데려오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집단 격리하는 것도 전례가 없었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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