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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자연유산으로 먹고 살려면 먼저 자연유산을 지켜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④스위스 마테호른

스위스 체르마트의 마테호른.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 슈텔리 호수까지 걸어가면, 호수 건너편에 가장 아름다운 포즈로 서 있는 마테호른이 나타난다.

스위스 체르마트의 마테호른.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 슈텔리 호수까지 걸어가면, 호수 건너편에 가장 아름다운 포즈로 서 있는 마테호른이 나타난다.

스위스 남부의 산악 마을 체르마트(Zermatt).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라 불리는 마테호른(4478m)을 품은 관광도시다. 세계적인 명성과 달리 체르마트는 작은 마을이다. 주민 수가 57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호텔은 110개, 렌털하우스는 1200개나 있다. 1년간 여행자가 체르마트에서 묵은 날(여행자 숙박일)이 200만 일이 넘는다.

체르마트는 세계적인 관광도시 이전에 세계적인 환경도시다. 체르마트의 교통수단은 전기 자동차와 자전거다. 1961년부터 마을의 화석 연료를 금지했다. 택시는 물론이고 경찰차도 전기 자동차다. 주민 스스로 법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여행자에게는 영 불편한 도시다. 체르마트에 들어가려면 기차를 타야 한다. 운전자는 체르마트 이전 마을에서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여행자가 몰려든다. 자연유산으로 먹고 살려면 자연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단순한 이치를 체르마트는 실천하고 있다.
체르마트 어디에서도 마테호른이 보인다. 수호신 마냥 늠름한 모습으로 마을을 내려다본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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