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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 "자산회수 극대화에 최선…잠적한 이종필엔 배신감"

중앙일보

입력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라임자산운용이 22일 오후 최근 제기되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 회사의 입장을 밝혔다. 원종준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보도자료를 통해 라임운용은 환매 연기 가능 금액과 펀드 실사 및 상각 등을 둘러싼 이슈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또 사태를 키운 채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에 대한 배신감도 드러냈다.

라임운용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회사에 남아있는 임직원들은 매일 펀드에 편입돼있는 자산들의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저희 라임운용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단 하나, 자산 회수 극대화"라고 밝혔다.

라임운용은 자료에서 환매 연기 가능 금액을 공개했다. 라임운용은 "수탁고 약 4조3000억원 가운데 재간접형태로 투자된 금액은 약 1조8000억원"이라며 "고객이 직접 가입한 펀드 기준, 환매 연기 금액이 약 1조7000억원 대비 커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의 펀드 실사에 대한 입장도 공개했다. 라임운용은 "애초에 회계법인에 실사를 의뢰한 목적은 운용사와 판매사가 투자자들을 대신해 자산의 실체성과 손상징후를 파악하는 것이었지, 기초자산의 공정가액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이후 금융감독원의 자산별 밸류에이션 요청이 있었고 자산별 공정 가격 반영(상각)이 수익자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 가격 반영에 따르는 애로를 호소했다. 라임운용은 "라임 펀드에는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메자닌 뿐만 아니라 사모채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타 운용사의 펀드, 벤처투자 펀드, 프라이빗에쿼티(PE) 출자 등 다양한 자산이 편입돼있다"며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썼다.

이어 "삼일회계법인의 자료를 참고해 내부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통해 자산별 특성, 실사 이후 변화 상황, 업계 모범 규준 등을 반영해 각 자산별 적정가치를 산정하고자 한다"며 "기준가 반영이 최종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평가 이후 각 자산별 실제 회수 상황 등에 따라 기준가격이 변동된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이 22일 배포한 보도자료 [라임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이 22일 배포한 보도자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에 대한 배신감도 드러냈다. 라임운용은 "회사는 이종필 전 부사장 개인 비리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고객 펀드 환매 중단 이후에도 정상 업무를 했었기에 구속영장 발부 및 잠적하기 전까지 결코 알 수 없었다"며 "회사의 주요 주주로서 비리를 저지를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회사도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썼다.

이어 "추후 감독원의 검사,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개인의 죄로 인해 고객 및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게 확정될 경우 회사측에서도 소송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라임운용의 어려운 상황도 공개했다. 라임운용은 "회사의 자본금 중 약 70억원 정도가 환매 연기 펀드에 후순위로 투자됐고 이미 대부분 손실 처리됐다"며 "회사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재무적으로 악화되다보니, 회사의 권고 퇴사 또는 자발적인 이직이 늘었고 56명에 달했던 직원은 현재 반 정도 남았다"고 밝혔다.

사태 해결을 위한 쇄신 의지도 내비쳤다. 라임운용은 "환매 연기된 펀드는 일반적인 운용사의 운용역들이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펀드 관리 및 회수에 라임운용보다 정말 잘 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및 조직이 있다면, 주주 및 경영진 교체 등 회사 전체를 쇄신하는 방안마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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