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첫 임원인사…'고객·디지털·젊음'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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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시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구현모 KT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시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구현모 KT 차기 CEO 내정자와 'KT CEO 선임전'에서 막판까지 겨뤘던 경쟁자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기업사회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통합한 기업부문장을 맡는다. 이로써 차기 CEO인 구현모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윤영 사장은 '사장'이 돼 KT는 복수 사장 체계가 됐다.

KT는 16일 구 사장이 CEO로 내정된 이후 첫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부터 조직은 '대표이사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체제를 바꾸고, 별도 사장을 한 명 더 두는 체제로 구성됐다. KT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좀 더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이번 변화를 통해 디지털 혁신(DX, 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미래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우선 목표는 '고객 중심 경영'

KT는 조직 개편의 최우선 목표로 '빠르고 유연한 고객 요구 수용'을 내세웠다. 고객 요구를 민첩하게 수용해 상품과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통합했다. 기존 커스터머&미디어 부문과 마케팅 부문을 합쳐 '커스터머 부문'을 신설하고 소비자 고객(B2C)을 전담한다.

신설된 커스터머부문은 5G, 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무선 사업과 IPTV, 가상현실(VR) 등 미디어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총괄한다. 기업고객(B2B)과 글로벌고객(B2G)을 담당하던 부서도 '기업부문'으로 통합하고, 국내외 기업고객의 요구에 대처하도록 했다.

KT 박윤영 사장. [KT 제공]

KT 박윤영 사장. [KT 제공]

또 영업과 네트워크로 나눠져 있던 각 지역본부를 통합해 고객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전국 11개 지역고객본부와 6개 네트워크운용본부를 6개 광역본부로 합쳐 고객 서비스와 기술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AI 등 신기술 기반 디지털 혁신에 가속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AI/DX사업부문'을 신설했다. AI/DX융합사업부문장은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로서 전홍범 부사장을 보임했다. 전 CDXO는 디지털 혁신 사업모델을 만드는 선임 부서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부서와 협업을 주도해왔다.

글로벌 기준에 맞는 준법경영 강조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과 인력도 보강했다. 그간 비상설로 운영하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를 수장으로 삼을 예정이다. CCO는 경영 전반과 사업 추진에 적법성과 제반 규정 준수를 선도해 KT 준법경영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40대 임원 등장…전문성 갖춘 젊은 조직으로

KT는 이번에 젊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사장 1명, 부사장 2명, 전무 5명이 승진했으며, 상무 21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이중 27%가 70년대생으로 50세 이하다. 이번 인사로 KT 임원의 평균 연령은 52.1세가 됐다. 전년 임원 평균연령(52.9세)보다 한살 가량 낮아졌다.

또 KT 임원 수도 전년 대비 12%가량 줄어든 98명이 됐다. 전무 이상 고위직을 33명에서 25명으로 대폭 줄여 젊고 민첩한 실무형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박종욱 KT 전략기획실 부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는 고객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서 "새로운 인재들이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의 경영을 뒷받침하고 KT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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