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사태’ 호주에 당근비 내려…굶주린 왈라비 ‘냠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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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야생동물들을 위해 먹이를 공급하는 호주 정부와 먹이를 먹고 있는 왈라비 모습. [사진 매트 킨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환경부장관 트위터]

호주 야생동물들을 위해 먹이를 공급하는 호주 정부와 먹이를 먹고 있는 왈라비 모습. [사진 매트 킨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환경부장관 트위터]

호주 정부가 산불로 서식지가 파괴돼 먹이를 찾지 못하는 야생동물을 위해 당근과 감자 등 신선한 채소 2200㎏을 공급했다.

호주 매체 데일리메일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주(NWS) 국립공원과 야생동물국 등이 주축이 돼 ‘왈라비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트 킨 NWS주 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헬기를 이용해 산불 피해 지역에 당근과 고구마 등을 투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땅에 떨어진 당근을 먹는 왈라비의 모습도 공개했다.

그는 “화재를 피한 동물이라도 먹이가 없을 수 있어 굶을 수 있다. 특히 왈라비는 일반적으로 화재 자체는 잘 버틸 수 있지만, 불길이 서식지 주변의 초목을 태워 먹이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식량 공수는 왈라비들의 생존과 회복을 위해 전개하는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금 뿌려진 식량은 여기까지 제공한 식량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왈라비는 캥거루와 같은 유대류 동물로 빠른 몸놀림을 이용해 산불을 피할 수 있지만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이날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시드니대학 생태학과 크리스 딕만 교수는 “직간접적으로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산불로 인해 죽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호주 남부에선 지난해 9월부터 대형 산불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약 730만 헥타르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외신은 산불 피해가 가장 큰 NWS주에서만 약 8000마리의 코알라가 불에 타 죽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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