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탈레반 또 폭탄테러, 미군 2명 사망…평화협상 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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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지난 9일 헬만드주의 한 도로에서 탈레반의 테러 활동 등을 감시하기 위해 도로를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지난 9일 헬만드주의 한 도로에서 탈레반의 테러 활동 등을 감시하기 위해 도로를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동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미군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미군 차량이 도로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폭발해 미군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도로 설치된 폭발물에 미군 차량 폭발 #지난달에도 바그람 기지 주변서 테러 #

아프간 반군인 탈레반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달에도 수도 카불 인근에 있는 미군의 바그람 공군기지 주변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잇따른 폭탄 테러가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지역 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탈레반은 아프간 내 미군 감축을 조건으로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탈레반 공격으로 미군 병사 1명이 사망하자 미국은 협상을 중단시켰다.

이후 휴전을 전제로 협상이 재개됐고, 탈레반이 아프간 내 임시 휴전에 동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잇따라 탈레반이 배후를 자처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협상 진전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아프간 철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현재 1만3000명인 아프간 주둔 미군의 규모를 8600명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아프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석달 내 미군 철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간 대통령실은 미군 철수가 탈레반 협상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 언론에선 “탈레반과 대화를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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