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9년새 주식재산 2배 증가…정몽구 회장은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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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 회장. [연합뉴스]

9일 병상에서 78번째 생일을 맞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9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비슷한 주식재산을 보유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식 가치는 반토막이 났다.

기업분석업체 한국CXO 연구소는 9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세 명의 9년간 주식 재산 변동 추이를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기간은 2011년 8월부터 이달 2일까지며 보통주 기준 주식 가치를 분석했다.

이건희·정몽구·최태원 회장 주식재산 변동.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건희·정몽구·최태원 회장 주식재산 변동.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 회장과 정 회장은 2011년 8월만 해도 주식 재산이 각각 7조5795억원과 7조5139억원으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2일 기준 17조380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반면 정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3조8629억원으로 9년 새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최 회장의 이달 초 주식 재산은 3조3477억원으로 9년 전(3조1039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의 주식 재산 격차가 벌어진 보유 주식의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만 놓고 볼 때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2013년 7조6128억원→2018년 12조7179억원→2020년 13조7599억원으로 가파르게 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하지만 현대차에 대한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2014년까지 2조8604억원으로 오르다 2015년 1조9259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월 초에는 1조2991억원으로 1조원대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조3447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장부상 평가되는 주식평가액을 분석한 것이지만 앞으로 상속이 본격화면 상속세 규모 등에서 크게 쟁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이 회장의 생일을 맞아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이태원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병원에 따르면 뚜렷한 의식은 없지만 주변에 반응하는 등 상태는 악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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