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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단' 학살에 진중권 "친문 양아치" 진보 우석훈도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법무부가 전날(8일) 오후 단행한 검찰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 대해 진보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검찰의 수사권력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취재진으로 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취재진으로 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서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 대안신당)’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친여(親與) 성향의 정당에서 쓴소리가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9일 당 상무위원회에서 “추미애 장관의 검찰개혁 의지는 이해하지만, 무리한 절차적 문제로 검찰 장악 의도로 읽힐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심 대표는 “대통령의 인사권은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는 현재 권력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지휘부에 대한 인사를 장관 취임 5일 만에 결행한 것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평화당은 전날 인사 직후 ‘법무부 검찰인사 지나치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도 검찰권의 독립은 중요한 가치”라며 “검찰의 현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한 법적·여론적 판단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섣불리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이 살아있는 권력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 인사들도 가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검찰 인사 후 페이스북에 “친문(親文) 양아치들, 개그를 하네요. 알아서 나가란 얘긴데 윤석열 총장, 절대 물러나면 안 됩니다. 수치스럽고 모욕스러워도 나라를 위해 참고 견뎌야 합니다. 손발이 묶여도 PK(부산·경남) 친문의 비리, 팔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파헤쳐 주세요”라고 썼다. 그는 “이 부조리극은 문재인 대통령의 창작물”이라고도 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겸 경제금융센터 소장. [연합뉴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겸 경제금융센터 소장. [연합뉴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작금의 사태를 잘 설명해주는 유툽(유튜브)”이라며 한 동영상 콘텐트를 공유했다. 해당 콘텐트의 제목은 ‘윤석열 무장해제 인사. 문재인 정부의 수사 무마 인사. 직권남용, 수사무마, 사법방해. 공무집행방해’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현 여권을 향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국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며 거칠게 비판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가 모든 직책에서 사임처리됐다.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인 우석훈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인사라는 건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으면 안 좋다. 화가 나더라도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며 “물론 검찰도 과했고 검찰에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것인데 불편하다고 그걸 인사로 하는 건 집권 세력도 똑같은 수준이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랫줄 왼쪽 3번째가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스1]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랫줄 왼쪽 3번째가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스1]

‘검찰개혁론자’인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통화에서 “원인 제공은 검찰이 했다”면서도 “윤석열 총장의 측근을 다 날려버리는 인사는 조금 과도한 면이 있다. 인사권을 갖고 검찰 권력을 길들이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과거 정권과 다를 바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할 수 있는 것은 필요한 수사에 대한 윗선의 중단·축소 요구에 저항하는 것”이라며 “실제 축소된다면 검찰은 어떤 정권이든 영향을 받는 기관으로 남게 된다”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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