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 휩싸인 美청년들···"징집 하나요" 구글 검색 폭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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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로 사이트 접속량이 폭주하고 있다"고 밝힌 미 선발징병시스템(SSS)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처

"오보로 사이트 접속량이 폭주하고 있다"고 밝힌 미 선발징병시스템(SSS)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처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가 커지자 미 젊은이들의 징집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미 ABC방송은 4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선발징병시스템(SSS·Selective Service System) 사이트의 접속량이 폭주해 한때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SSS는 전쟁 발발 때 병역 보충을 위해 대상자 정보를 미리 확보하는 차원에서 구축한 것으로 현행법상 만 18~25세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 대부분의 미국 남성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을 때 이를 함께 등록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청년들은 인터넷에서 징병 절차를 찾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청년들이 SSS 사이트에 "징집이 시행되느냐"는 문의를 남겼다. ABC방송에 따르면 4일 하루 사이 구글에서 "징집이 시행되나요"라는 문구 검색량은 900% 이상 치솟았고, '징병 추첨'이라는 검색어도 350% 증가했다. 또 트위터 등 SNS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이 단어가 실시간 인기 주제어로 떠올랐다.

SSS 사이트가 폭주하는 등 청년들의 우려가 가시화하자 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SSS 웹사이트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알리며 "징병 절차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징병이 필요한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의회와 대통령이 공식 법안을 통과시켜 승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선발징병시스템 사이트에 정상적으로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미국은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어 선발징병시스템에 등록된 이들이 모두 징집되는 것은 아니다. ABC방송은 지난 1972년 베트남전 당시 이후 징집이 시행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 전역에서는 반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미국 전역 70여곳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미 의회에는 반전 결의안이 등장했다. 미 민주당 팀 케인 의원이 발의한 반전결의안에는 이란에 대한 모든 적대 행위는 의회의 구체적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될지는 미지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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