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 전략무기" 위협에 폼페이오 "전쟁보다 평화 택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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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상이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할 것"이라는 위협한 데 대해 "북한이 전쟁보다 평화를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약속 지켜, #김 위원장 핵·ICBM 시험 중단 지켜야" #백악관, 트럼프 3년 치적 홍보 자료에 #"트럼프, DMZ 건너 북한 간 첫 대통령, #협상하는 동안 강력한 대북 제재 유지"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2월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적으로 보도한 것을 보면 김 위원장이 다른 경로를 선택할 것이라는 우리의 바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전쟁위협이 실재하고 미 국민의 진정한 걱정거리일 때 취임했다"며 "그는 우리가 북한 주민을 위해 보다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정책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고, 그가 분쟁과 전쟁보다 평화와 번영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별도 CBS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더 이상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 유예 모라토리엄에 구속될 이유가 없다고 한 발언에 놀랐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을 어긴다면, 그것은 깊이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대가로 그런 약속들을 했다"며 "우리는 약속을 지켜왔고, 그도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희망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외교적 방안을 개발하는 데 애써온 접근법을 채택했고, 북한 사람들도 재고하고 계속 이 경로를 가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중요하고 옳은 결정이며 우리는 대결이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고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에서 "미국의 강도적 행위로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않아 북한이 보유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원회의에서 "파렴치한 미국이 북·미 대화를 불순한 목적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도 위협했다.

지난달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해외 미군 장병과 화상통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백악관은 아직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발언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은 내지 않고 있다. 대신 김 위원장 발언이 공개되기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군사분계선(DMZ)를 건넌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치적 자료를 공개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첫 3년 임기 동안 미국민을 위해 전대미문의 성과를 냈다"는 13페이지 분량의 홍보 자료를 통해 경제 번영, 규제부담 해소, 공정한 무역, 국경 안전 등 15개 범주 319개 업적을 나열했다. 대북 성과는 '해외에서의 미국 이익 증진' 분야에 이란에 대한 최대한 압박 캠페인에 이어 나왔다.

미 백악관이 12월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첫 3년 동안 전대미문의 성과를 냈다"며 319개 치적을 정리한 13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 대북 성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상반기 DMZ를 건넌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는 내용을 포함했다.[백악관]

백악관이 제시한 대북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두 번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개최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DMZ를 넘어 북한으로 건너간 첫 대통령이 됐다"는 게 전부다. 그 아래 "행정부는 협상이 벌어지는 동안에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유지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신년사 발표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그동안 자랑해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유예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합의 등은 성과 목록에서 빠졌다.

대신 트럼프 3년 치적에는 미국 자동차 수출 및 농산물 시장접근을 확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꼽았다. 백악관은 전날에는 '트럼프 경제 호황' 등 2019년 10대 업적을 공개했지만, 여기에도 북한은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앞서 벌어진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시위 및 방화 사태에 대한 반응만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오전 6시가 넘어 트위터에 "이란은 우리의 인명 손실과 어떤 시설 피해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