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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167억 부정 사용 사실로…서울대 "이병천 교수 수사 의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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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당시 황 교수(오른쪽)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중앙포토]

'황우석 사태' 당시 황 교수(오른쪽)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중앙포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의 연구비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해 서울대가 감사를 통해 이를 사실로 판단하고 경찰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고 KBS가 31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넉 달 동안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서울대는 이 교수를 중징계하고 사기 등 혐의로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이 교수는 지난 5년여 동안 수십여 개 연구과제를 진행하며 연구비 167억원을 집행하면서도 외국인 유학생 등에게 인건비를 축소 지급하는 등 연구비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이 교수의 연구비 부정 사용 의혹과 관련해 "고의 사실이 있고 비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가 연구비로 실험용 개를 사들일 때 회계 장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회계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며 징계와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또 산학협력단은 감사를 통해 이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생활비를 약속대로 지급하지 않은 부분도 적발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24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은퇴 탐지견을 이용한 한 동물실험 실태와 관련, 비윤리적인 복제사업 영구 폐지와 사태 책임자인 이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24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은퇴 탐지견을 이용한 한 동물실험 실태와 관련, 비윤리적인 복제사업 영구 폐지와 사태 책임자인 이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10월 교육부는 이 교수가 고교생인 아들을 부정하게 논문 공저자로 올리고 이를 강원대 편입학에 활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교육부는 강원대에 이 교수 아들에 대한 입학 취소를 통보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4월에는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이 교수 연구팀이 은퇴한 검역 탐지견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이 교수를 검찰에 고발해 지난달 서울 관악경찰서가 이 교수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2006년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조작 사건 당시에도 연구비 횡령으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서울대는 이 교수의 이의신청을 받아 검토한 뒤 징계위원회를 열어 최종 조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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