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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호 “당이 나를 제거하려 해” 김기현 “책임자 누군지 다 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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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30일 나란히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임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송철호 현 시장을 단독 후보로 공천해 경선 출마 기회가 사라진 피해를, 김 전 시장은 청와대의 선거 개입으로 울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검찰, 선거개입 의혹 관련 동시 소환 #임씨, 출두 전 이해찬 면담 불발 #민주당 징계는 자격정지로 낮춰 #추미애 “공천 때 청와대 개입 없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임 전 위원을 이날 오후 2시, 김 전 시장을 오후 2시30분에 각각 참고인으로 불렀다.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세 번째 검찰 출석이다. 임 전 위원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지금 와서 보니 (임동호 제거 시나리오는) 치밀하게 준비된 것 같고, 악의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위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송 현 시장으로 무경선 단독 공천한 데 대해선 “당을 여러 번 옮긴 사람과 당을 지켜온 사람이 있을 때 당을 지켜온 사람을 배제하는 게 정무적 판단인가 당원이면 누구나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의 경선 개입 의혹에 대해선 “그럴 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입각해 단수 후보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정된 것으로 청와대 개입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3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3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임 전 위원을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을 밝힐 핵심 참고인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장 당내 경선 포기 대가로 청와대 인사들에게서 고위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그는 이달 10일과 19일에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위원을 상대로 지난 24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과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당내 경선 과정 등에 대해 캐물었다.

임 전 위원은 이날 검찰 출석에 앞서 오전 10시쯤 이해찬 대표와 면담을 요청하며 국회를 방문했지만 비서실에서 “사전에 약속된 일정이 없다”는 취지로 거절해 만남은 무산됐다. 이날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임 전 위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제명’에서 ‘당직 자격정지 6개월’로 낮춤에 따라 임 전 위원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당적으로 경선에는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임 전 위원 측근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울산시당에서 ‘제명’을 결정해 과도한 징계를 내린 뒤 중앙당 재심에서 징계 수위를 낮춰 경선에 출마는 할 수 있게 하되 공천 가능성은 없애는 ‘보이지 않는 손’의 농간이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임 전 위원도 전날 입장문에서 “중앙당이 총선 출마를 할 수 없게 한다는 소문이 있다. 한마디로 임동호 제거 작전”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선거개입에 따른 낙선 피해를 주장하는 김 전 시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과 귀를 아무리 틀어막고 관계자 입을 막아도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며 “어떻게 이 사건이 전개됐고 최종 책임자가 누군지 국민이 다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송철호 울산시장이 ‘눈이 좀체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며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한 것을 두고 ‘가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진실의 눈이 펑펑 내려서 그 집이 무너지고 있는데 눈 그치면 치우겠다고 하는 가식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눈사태를 막는 첫 길”이라고 말했다.

김수민·정진우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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