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 예비선거 반기문 장관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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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1차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 장관은 24일 안전보장이사회의 15개 이사국이 4명의 총장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선거에서 12표를 얻었다. 인도 출신인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이 10표, 태국의 수리끼앗 사티아라타이 부총리가 7표, 스리랑카의 자야나타 다나팔라 대통령 고문은 5표를 각각 얻었다.

이에 대해 유엔의 한국대표부 측은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너무 기뻐할 일은 아니라며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그동안 유엔 총장 자리는 막판에 의외의 후보가 등장해 판세를 뒤흔든 적이 많았다.

안보리는 9월에 예비선거를 몇 차례 더 하며 후보자를 압축할 예정이다.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은 이때 제 목소리를 내게 된다.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만족하는 후보가 없으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예비투표 후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투표를 계기로 새로운 후보가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4명의 후보 외에 터키 출신인 케말 데르비슈 유엔개발계획(UNDP)총재, 요르단의 제이드 알-후세인 왕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싱가포르의 고촉통.리콴유 전 총리는 출마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5년 임기의 유엔 총장은 안보리가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9개국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가 추인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코피 아난 현 총장은 연말로 임기가 끝나며, 새 총장은 10월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본부=남정호 특파원

◆ 스트로 폴(straw poll)=밀짚(straw)을 날려 보면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로 흔히 예비투표로 번역된다. 안보리는 유엔 총장을 뽑을 때 15개 회원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이런 투표를 한다. 회원국들은 각 총장 후보에 대해 찬성.반대.의견 없음 중 하나를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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