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를 맞은 쌍용자동차에 대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자금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000억원에 육박하는 단기 차입금 문제를 해결하고, 시급한 투자금 등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20일 쌍용차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00억원 이상의 직접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이달 초 마힌드라그룹을 방문한 쌍용차 노조 대표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배포한 소식지에서 “대주주 측이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1월 중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자사 엠블럼을 단 쌍용차 2500대를 1차로 판매하는 등 ‘삼각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마힌드라의 현금 지원은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이 함께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쌍용차 측은 “아직 대주주의 현금 지원은 결정된 바가 없으며, 전제 조건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대주주 측이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을 전제 조건으로 단 것은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인 자구안이 확정되고 나면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그룹은 2013년 쌍용차를 인수한 뒤 같은 해 800억원, 올해 500억원 등 두 차례 유상증자를 한 적은 있지만 직접 자금 지원을 한 적은 없다. 쌍용차는 마힌드라 인수 이후 판매량이 늘었고 5개 차종의 신차를 선보이면서 내수 점유율도 올렸지만 적자 기조를 뒤집진 못했다.
여기에 올해 글로벌 자동차 경기의 하락과 현대·기아차의 소형 SUV 신차 출시 등으로 내수·수출 동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쌍용차의 총차입금 규모는 현재 4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늘었다. 2000억원대 자금 지원은 총차입금의 절반 정도를 갚을 수 있는 비용이다.
하지만 차입금 규모를 줄인다 해서 쌍용차가 당장 위기를 넘기긴 쉽지 않다. 전기차 개발 등 연구·개발(R&D) 계획을 미루긴 했지만 생산설비 유지·보수에만 연간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