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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호 "한병도와 내 거처 얘기는 했다" 불출마 대가는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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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후 울산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후 울산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경선 불출마 전제로 자리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청와대와 "(자신의) 자리와 관련해 이야기 한 게 있다"며 의혹을 남겼다. 19일 오후 2시 울산지검에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다.

19일 오후 울산지검 출석한 임동호 전 최고위원 #경선 불출마 전제로 靑서 자리 제안 받은 의혹 #임 전 최고위원 "공식적으로 제안받은 것은 없다 " # "경선포기 조건 아니나 자리 얘기 한 건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서 공기업 사장 자리 등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울산지검 앞에서 (불출마 조건과 관련없이) 청와대에서 자리 제안 받았느냐는 질문에 "서로 간에 얘기한 건 있다"며 "자세한 건 수사 끝나고 말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전 최고위원은 "술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과 자리를 논의한 적은 있고, 그때 제가 오사카 총영사를 제안한 적은 있다"며 "오사카 얘기를 하자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친구로서 편하게) 오사카 대신 고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혀 의혹의 여지를 남겼다.

오사카 총영사직 제안 이유에 대해서 그는 "만약 가게 된다면 제가 학교에 다녔고, 교민들의 어려움도 잘 아는 오사카가 적합하다고 봤다. 최고위원 시절부터 정부가 교민 정책을 강화해서 어려운 교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사카에는 일본 유학생 간첩단 사건 등으로 피해를 본 교민이 많아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친분이 있는 청와대 여권 관계자들이 누구냐는 질문에 임 전 최고위원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있었고, 또 우리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있었고, 거기 한병도 수석도 있었고. 국회의원들도 있었고. 친구들이 많다"라고 답했다.

다만 임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자리를 제안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취재진에게 "불출마 조건으로 오갔던 얘기는 없다"면서 "자리 얘기는 예전부터 계속 있었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취재진이 "예전부터 있었던 얘기가 어떤 뜻이냐"고 질문하자, 그는 "최고위원 시절 청와대 관계자나 국회의원 중에 친구들이 많았고, 그 친구들이 제가 민주당 소속으로 어려운 지역을 오래 지켜오면서 고생한 것을 알고 '어떤 자리라도 맡아야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현재 울산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조사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가 필요한 울산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조사를 위해 이날 울산으로 내려왔다. 해당 경찰관이 병가 중이어서 검찰이 원정 조사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울산으로 내려오기에 앞서 18일 오후 임 전 최고위원에게 2차 소환을 통보했다.

지난 11월 4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울산시당위원장(가운데)이 내년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4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울산시당위원장(가운데)이 내년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임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전 주변에 '21대 총선을 위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방선거에 나가려고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임 전 최고위원이 경선이 끝난 뒤 '경선과정에서 송철호 후보가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며 "지방선거에 나선 이유도 본인이 본선 후보가 되면 좋고 아니면 (21대 총선출마를 위해) 존재감을 알리는 기회로 삼는 '양수겸장' 아니냐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임 전 최고위원이 일본 오사카에 지인도 있고 일본말도 할 줄 아는 등 일본인 네트워크가 있어서 만약에 어디 자리를 준다면 '그쪽을 줬으면 좋겠다'고 본인이 표현했을 수 있다"며 "임 전 최고위원이 지난 대선 당시 울산에서 누구보다 역할을 많이 해서 그를 배려해줄 요량이면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주면) 가겠다는 것 아니었을까 한다"고 밝혔다.

울산=백경서 기자, 김효성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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