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4000만 목표'한국때문에 가물가물…스가 "교류 지속돼야"

중앙일보

입력

한국 관광객들의 급감으로 인해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내걸었던 일본정부의 야심찬 목표가 가물가물해 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규슈 관광의 관문인 후쿠오카 공항의 국제선 청사의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일본 규슈 관광의 관문인 후쿠오카 공항의 국제선 청사의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전날 일본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서 11월 한 달 동안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의 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5.1% 줄어든 20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한국 급감으로 올해 3200만 안팎 예상 #목표 달성하려면 내년 한해 25% 늘려야 #산케이 "목표 달성, 매우 어려운 상황" #스가 "양국 관계 위해 교류 지속돼야"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5.5% 줄어들었던 지난 10월의 감소폭과 비슷했다.

 한국 관광객의 감소는 벌써 5개월째다.

한국 관광객 감소의 여파로 11월에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숫자도 지난해 11월보다 0.4% 줄어든 244만1300명이었다. 역시 10월에 이어 2개월째 감소추세다.
2개월 연속 감소는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이 남아있던 2012년 이래 7년반만이다.

산케이 신문은 “1~11월 관광객들의 누계는 지난해보다 2.8%증가해 역대 최고이지만, 올 한해 전체 관광객은 (목표보다 낮은)3200만명 전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4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 1년 동안 약 25%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달성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11월 관광 통계에서 한국을 제외한 19개 국가와 지역에서 온 방일 관광객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결국 한국 관광객 유치가 목표 달성의 키를 쥐고 있다는 뜻이다.

산케이는 그러나 “한국 관광객들은 일본 체류 기간이 짧기 때문에(돈을 덜 쓰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또다른 목표치인 ‘내년도 관광객 소비액 8조엔 달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한편 지금까지 “한국 관광객이 줄었지만, 중국 등 다른 나라 관광객들이 늘어서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9일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그는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1~11월 누계를 보면 중국이 14% 이상, 유럽과 동남아 16%이상 늘었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내역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달말 한일정상회담에서 한국인 관광객 급감 현상이 개선되도록 한국측에 촉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스가 장관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현재 조정이 진행중"이라며 "회담의 내용이나 성과에 대해 예단을 갖고 답변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양국 관계가 곤란한 상황이지만, 양국 관계의 장래를 위해 교류는 계속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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