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테일'런'? 도로공사 테일러 쿡 다시 떠난다면…

중앙일보

입력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테일러 쿡(26·미국)의 V리그 완주는 벌써 3번째 도전이다. 그런데 완주가 또 어려울 것 같다.

2019~20시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테일러 쿡. [사진 한국배구연맹]

2019~20시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테일러 쿡. [사진 한국배구연맹]

테일러는 지난달 20일 GS칼텍스와 원정 경기 이후 4경기 동안 나오지 못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2라운드에서 1경기에만 출전했다. 4주 진단을 받은 그는 김천 체육관에서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테일러는 외국인 선수 셰리단 앳킨슨이 훈련 중 오른쪽 내측 무릎 인대가 파열되면서, 10월초에 영입됐다.

그러나 테일러는 급하게 팀에 들어온 탓인지 1라운드부터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 6경기에 나와 99득점(17위)을 기록 중이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탓인지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테일러가 빠진 사이 3승 1패(승점 9점)를 기록, 4위(4승 8패·승점 14)로 올라갔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테일러 복귀 시기는 알 수 없다. 교체도 생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테일러가 또 일찍 짐을 쌀 위기다. 도로공사를 비롯해 배구 팬들이 우려했던 테일러의 시즌 조기 마감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테일러는 부상으로 인해 2번이나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떠난 이력이 있다. 지난 2015~16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데뷔했다. 그런데 2016년 1월말 오른발 족저근막염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그대로 시즌이 마감됐다.

그러나 힘 있는 공격을 이끄는 테일러인지라 흥국생명은 2017~18시즌에 다시 테일러를 데려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부상을 입었다. 허리, 고관절 등 통증으로 7경기만 뛰고 일찌감치 떠났다. 당시 개막 전이었던 8월에는 한반도 전쟁 위협이 무섭다며 3~4일간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민 감독은 테일러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중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면서 시즌 전체를 힘들게 운영했다. 이번 시즌에는 개막 전에 선수를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리그도 시즌이 시작되면서 대체 선수 찾는게 쉽지 않아 테일러를 데려오게 됐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런데 또 부상으로 개점 휴업이다. 테일러가 몸을 잘 추스르고 돌아와 도로공사에 보탬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또 이대로 V리그를 떠난다면, 이제 정말 마지막 인사를 건네야 하지 않을까. 도로공사도 시즌 조기 마감 이력이 있는 테일러를 선택한 것에 대해 되돌아봐야 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