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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만 빼고···소비자 체감경기는 이미 '불황'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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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체감 경기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지만 부동산 경기만은 예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잠시 주춤하나 싶던 수도권 집값이 곳곳에서 다시 들썩거릴 조짐을 보이는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월~9월 매주 진행한 소비자체감경제조사(매주 1000명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국내 경기와 개인 경제에 관해 점점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주요 경제 7개 분야에 대해 ‘향후 6개월간 어떨 것인지’를 물었다. 100보다 크면 긍정적, 작으면 부정적임을 나타낸다. 7개 지수는 모두 100 아래인 60에서 90 사이에서 움직였다.

체감경제 전망지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체감경제 전망지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우선 ‘국내경기’는 1분기 70.0에서 3분기 63.7로 크게 하락해 비관적 전망이 대폭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자리 전망도 65.8에서 63.2로 부정적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수입’ 감소(75.3→72.5)와 ‘저축여력’ 감소(71.8→66.7)로 이어져 ‘내구재 구입’을 줄이는(85.2→78.4) 식으로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게 이 기관의 분석이다. 또한 '물가'에 대해서는 상승보다는 안정 또는 하락 전망이 다소 늘었다(물가 하락이 긍정적 전망, 58.2→60.5).

박경희 컨슈머인사이트 본부장은 “부정적인 경기 순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소비자가 물가하락을 체감하는 단계까지 왔음을 보여준다”이라며 “다른 지표의 움직임을 봤을 때 소비자들의 체감경제를 나타내는 경제심리는 이미 불황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요 지표와 확연히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부동산이다. ‘가족·친구가 부동산을 사겠다고 할 때 권유하겠다’는 응답이 1분기 80.3에서 3분기 88.7로 증가했다. 7개 지수 가운데 변동 폭이 가장 크다.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져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부동산만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자사고 폐지 계획 발표 등이 이어지고, 관련 지역에 가격폭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며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체감경기 하락은 결국 제조업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고, 기업의 운영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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