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온 이복남 여사 40년만에 함흥 의전 동창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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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복남아』
『순희구나』
남북분단으로 헤어졌다가 40년만에 함흥의전 동창생인 이복남씨(60·여·헝가리교포·부다페스트 칼라에바 병원 병리실험실 과장)를 김포공항에서 만난 동창생들은 이씨를 끌어안고 극적인 감격을 나누었다.
이씨는 26일 세계한민족체육대회 해외동포 초청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이씨의 방문을 추진해 온 동창생들이 공항에 나가 그녀를 맞이한 것.
이들 동창생들과 만남의 계기는 이씨의 인터뷰 기사가 중앙일보 1월16일자에 게재되면서부터.
이 기사가 나가자 서울에 있던 함흥의전의 한 동창생이 2월초에 열린 정례 동창회에 기사 내용을 소개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동창생들이 몇 차례 모임을 갖고 이씨의 초청문제를 추진해왔다.
이씨의 초청에 발벗고 나선 사람은 동창인 강재석씨(62·의사·서울 자양2동 216의21).
강씨는 우선 헝가리에 있는 이씨에게 편지를 보내 동창임을 확인한 뒤 주한 헝가리대사관과 헝가리 주재 한국대사관에 연락을 취해 초청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 5월30일 이씨에게 초청장을 보낼 수 있었다.
이씨가 동창생들과 헤어진 것은 49년 10월 함흥의전을 졸업한 후.
이씨는 졸업 후 평양으로 가 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 건강관리병원에서 일하다 헝가리로 유학, 헝가리 의사와 결혼하고 계속 헝가리에서 살아왔다.
세계 한민족 체육대회를 계기로 40년만에 꿈같은 동창회를 갖게된 이씨는『서울에 올 수 있을 만큼 세상이 변한 게 정말로 실감나지 않는다』며 환갑이 지난 동창생들에게 둘러싸여 공항 출입문을 나섰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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