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성 "군국주의 상징 아냐"…홈페이지에 욱일기 한국어 설명 게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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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뉴시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뉴시스]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외교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한국어판 욱일기 설명자료를 게재했다.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외무성은 지난 8일 홈페이지에 욱일기 설명자료의 한국어판과 함께 스페인어판, 프랑스어판 등을 추가했다.

현재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일본어를 포함 총 5개 언어 버전의 욱일기 설명자료가 올라와 있다.

한국어판 설명에는 욱일기가 "풍어기나 출산, 명절을 축하하는 깃발, 또는 해상 자위대의 깃발 등 일본 국내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며 "이것이 정치적 주장이나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 큰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외무성은 앞서 지난 5월 '일본 문화의 일부로서의 욱일기'라는 소제목 하에 욱일기의 기원과 상징, 역사 등을 설명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일본어판과 영어판으로 게재한 바 있다.

이후 도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지난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외무성 홈페이지에 욱일기에 대한 설명자료가 영어와 일본어 밖에 없다며 한국어판을 게재해줄 수 없느냐'는 자민당 의원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22일 외교부는 이에 반발하며 "주변 국가들은 욱일기를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욱일기는 욱일기 전체의 역사를 봐야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욱일기란 일장기의 태양 문양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군기로 1870년부터 육군 군기로 사용, 태평양전쟁 등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걸리면서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통한다.

그러나 일본은 1954년 자위대 발족에 따라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로, 해상자위대에는 '자위함기'로 욱일기를 정식 채택하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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