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IS수장 아내도 생포···"트럼프처럼 요란 떨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레세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 대학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의 특수작전 과정에서 자살한 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아내를 붙잡고 있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레세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 대학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의 특수작전 과정에서 자살한 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아내를 붙잡고 있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터키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장이었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아내 중 한명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와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 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설 중에 알바그다디의 아내를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앙카라대 연설에서 깜짝 공개 #트럼프 알바그다디 발표 냉소 #4일엔 누나와 일가족 등 체포

지난달 26일 미군 특수부대 추격을 피하다 자폭해 숨진 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AP=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미군 특수부대 추격을 피하다 자폭해 숨진 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AP=연합뉴스]

그는 “미국은 알바그다디가 터널에서 자살했다고 밝혔고 그들은 곧바로 선전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새로운 사실을 여기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우리는 그(알바그다디)의 아내를 붙잡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들처럼 야단법석을 떨지 않는다. 우리는 그의 누나와 남동생도 시리아에서 체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선전 캠페인을 두고 '야단법석을 떨었다’며 다소 냉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TV 생방송으로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직접 밝힌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넘게 미국 특수부대의 알바그다디 은신처 기습과 알바그다디가 숨지는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알바그다디가 겁쟁이처럼 훌쩍거리고 울부짖다가 개처럼 죽어갔다”고 묘사했지만 트럼프가 본 작전 영상에선 음성이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묘사가 사실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붙잡은 알바그다디 아내의 신상과 체포 과정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알바그다디에게는 4명의 아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과정에서 알바그다디의 아내 2명이 숨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알바그다디의 아내 중 1명을 미 당국이 지난여름 생포됐다, 미 당국은 이 아내를 통해 알바그다디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었다. 터키가 생포하고 있는 알바그다디의 아내가 미 당국이 붙잡은 아내인지, 아니면 또 다른 아내인지는 확실치 않다.

지난 4일 터키 당국이 붙잡은 알바그다디의 친누나 라스미야 아와드.[AP=연합뉴스]

지난 4일 터키 당국이 붙잡은 알바그다디의 친누나 라스미야 아와드.[AP=연합뉴스]

앞서 터키는 지난 4일 알바그다디의 친누나와 일가족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이날 저녁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의 한 컨테이너에서 가족과 함께 있던 알바그다디의 친누나 라스미야 아와드(65)를 급습해 붙잡았다. 당시 컨테이너에는 그의 남편과 며느리, 5명의 자녀가 함께 있었으며 남편과 며느리는 함께 체포돼 현재 조사 중이다. 터키 당국 관계자는 알바그다디 친누나를 체포한 것을 두고 “일종의 정보의 금광(을 찾은 것)”이라며 “그가 IS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IS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넓히고 더 많은 악당을 잡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 바리샤 마을에 있던 알바그다디의 은신처 건물 폐허를 주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이 건물은 전날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 바리샤 마을에 있던 알바그다디의 은신처 건물 폐허를 주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이 건물은 전날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AP=연합뉴스]

알바그다디는 터키 국경과 가까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의 한 마을에 은신하다 지난달 26일 미국 특수부대의 기습 공격을 받은 뒤 지하 터널에서 어린 세 아들과 함께 자폭해 숨졌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