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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25체육단, 우여곡절 끝 AFC컵 준우승

중앙일보

입력

북한 4.25 체육단 공격수 임철민이 AFC컵 결승전에서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한 4.25 체육단 공격수 임철민이 AFC컵 결승전에서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과 월드컵 2차예선 홈 경기를 자체 무관중 경기로 치러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던 북한 축구가 국제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북한의 간판 축구클럽 4.25체육단은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KLFA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아헤드(레바논)와 AFC(아시아축구연맹)컵 결승전에서 0-1로 졌다. 이 대회에서 사상 처음 결승에 오르며 우승의 꿈을 부풀렸지만, 딱 한 걸음이 모자랐다.

AFC컵은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없는 나라들 위주로 참여하는 대회다. 아시아 축구의 수준 차를 감안해 상위권 나라들은 AFC 챔피언스리그, 하위권 나라들은 AFC컵으로 이원화 시켜놓았다.

AFC컵 결승전을 관전한 북한 축구팬이 초조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FC컵 결승전을 관전한 북한 축구팬이 초조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4.25는 전반 26분에 골키퍼 안태성이 퇴장 당하며 남은 시간 내내 수적 열세 속에 싸웠다. 상대 공격수 아마드 즈레이크와 문전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안태성이 손으로 잡아 넘어뜨려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후 알 아헤드의 파상 공세를 버텨내던 4.25는 후반 29분 실점하며 주저앉았다. 후세인 다키크가 올린 크로스가 이사 야코보의 헤딩 슈팅을 거쳐 4.25의 골망을 흔들었다.

북한 4.25 체육단 소속 최철수(29번)가 오버헤드킥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북한 4.25 체육단 소속 최철수(29번)가 오버헤드킥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4.25의 준우승은 평양 남북대결 무관중 경기의 나비효과라 볼 수 있다. 당초 결승전은 지난 2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AFC가 북한의 결승전 개최권을 박탈하며 경기 장소가 중국 상하이로, 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바뀌었다.

AFC는 AFC컵 결승전 장소를 갑작스럽게 바꾼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축구 관계자들은 지난달 15일 평양 남북대결 과정에서 북한이 보여준 무성의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 북한은 남한 취재진과 중계진, 응원단의 방북을 거부했고 TV 생중계도 하지 않았다. 경기 당일에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관중을 입장시키지 않고 관중석을 텅텅 비워놓았다. AFC가 월드컵 예선을 막무가내로 치르는 북한측의 태도에 분노해 AFC컵 결승전 개최권을 박탈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북한 4.25를 꺾고 AFC컵 정상에 오른 레바논의 알 아헤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 4.25를 꺾고 AFC컵 정상에 오른 레바논의 알 아헤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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