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여파, 日 해외직구 전분기 대비 25.9%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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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상품의 해외 온라인 직접 구매(해외직구)가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해외 직구는 ‘매니어’층이 두터워 그간 한일 갈등이나 원·엔 환율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올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무역 보복에 따라 타격을 받은 모습이다.

4일 통계청의 ‘2019년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해외직구 국가별 구매액은 ▶미국 4119억원 ▶EU 1947억원 ▶중국 1583억원 ▶일본 472억원 순이었다. 미국이 전체의 절반가량(48.9%)을 차지했다. 상품군별로는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3162억원), 음·식료품(2288억원), 가전·전자ㆍ통신기기(978억원) 순으로 해외 직구를 많이 했다.

전분기 대비 크게 줄어든 일본으로부터의‘ 해외 직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분기 대비 크게 줄어든 일본으로부터의‘ 해외 직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EU(39.1%)·미국(12.2%)·중국(28.9%) 등에서의 직구는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일본으로부터의 직구는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3분기 전체 온라인 해외직구가 84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 증가한 역대 최대(3분기 기준)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증가 폭이 미미하다.

이는 온라인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거세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만 해도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 직구 규모는 637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하지만 7월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3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25.9%나 뚝 떨어진 472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전체 해외 직구에서 7.2%를 차지하던 일본 상품의 비중도 5.6%로 쪼그라들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크게 확산하고 있어 직구 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3분기 1조5156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대비 65.2% 증가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면서 면세점 판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면세점 판매액(1조3364억원)은 전체의 88.2%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으로의 해외 직접판매가 1조3157억원으로 압도적(86.8%)이었다. 일본으로의 해외 직접판매는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전 분기 대비 20.9% 증가했다.

상품군별로는 화장품(1조2737억원) 판매가 전체의 84%를 차지했으며 이어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1385억원), 가전·전자·통신기기(254억원) 순으로 많이 팔렸다.

급증하는 온라인 쇼핑 규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급증하는 온라인 쇼핑 규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편 3분기 온라인(PC와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33조55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9.4% 증가하며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고쳐 썼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이 3분의 2 가량(64.6%)을 차지했다. 모바일쇼핑 거래액(21조6929억원) 역시 역대 최대였다.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즐기는 이른바 ‘엄지족’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상품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증가 폭이 가장 큰 분야는 음식서비스(82.8%)·화장품(28.0%)·음식료품(26.6%)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음식서비스가 다양해지고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끄는 등 소비 트랜드의 변화가 온라인 쇼핑의 증가세에 한몫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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