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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이겨내고 승리 이끈 공격형 세터 이다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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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주전 세터 이다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 주전 세터 이다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부상도 이다영(24·현대건설)을 막을 수 없었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연승을 달렸다.

현대건설은 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1(19-25, 27-25, 25-12, 25-18) 역전승을 거뒀다. 양효진이 서브 에이스 5개 포함 22점, 외국인 선수 마야가 18점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2연승을 거두며 3승1패(승점 9)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IBK기업은행(1승3패, 승점2)은 개막전 승리 이후 3연패에 빠지며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최근 부진했던 IBK기업은행 어나이는 22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경기 키플레이어는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이었다. 이다영은 지난달 31일 김천 도로공사전 도중 손가락을 다쳤다. 네트 위로 손이 넘어가다 상대 선수와 부딪히며 손가락이 완전히 제껴지면서 큰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승리를 이끌었다. 기업은행전을 앞두고 만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붓기도 많이 빠지고 통증도 사라져서 어제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링 2019-2020 V리그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현대건설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링 2019-2020 V리그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현대건설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1세트 리시브 불안을 보이며 기업은행에 패했다. 하지만 2세트 듀스 접전을 따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양효진의 서브득점이 연이어 나오고, 마야의 공격도 살아났다. 3세트는 더블스코어로 따냈다. 4세트에선 장신인 이다영의 득점능력이 발휘됐다. 이다영은 1-0에서 표승주의 오픈공격을 블로킹했다. 이어 멋진 백토스로 마야의 공격을 이끌어냈다. 3-0에선 육서영의 퀵오픈을 다시 가로막았다.

이다영은 이날 블로킹 4개, 서브득점 2개 등 10득점을 올렸다. 역대 V리그 여자부에서 세터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최초다. 종전까지는 9득점(김사니 3회, 한수지 2회, 이영주 1회, 이재은 1회)이 최고였다. 남자부에선 황동일이 12득점(2010년 1월 2일)을 기록한 게 최고다. 이다영은 "두자릿수 득점은 생각도 못했다. 기분좋다"며 "사실 부상, 특히 손가락에 예민한 편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안 사리는 게 내 단점이다. 1세트 때는 너무 신경을 써서 페이스를 찾지 못 했다"고 털어놨다. 양효진은 "상대 입장에선 공격수가 6명 같아 짜증날 것"이라고 웃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이다영은 점점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세트와 배분까지 좋아지면 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에선 현대건설 레프트의 득점이 저조했다. 하지만 올시즌 현대건설은 미들블로커, 라이트, 레프트가 고르게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다영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대신 우리 팀은 리시브와 수비가 되면 세터 입장에서 경기를 하기가 너무 쉽다. 센터가 살아나면 사이드도 공격이 쉽게 풀린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센터에서 잘 풀렸기 때문에 공을 많이 줬다"고 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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