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입당한 이자스민 "2만5000명 이주여성 위해 버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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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이자스민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19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이자스민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내가 무너지면 2만 5000명 이주여성들은 누구를 보고 살아가겠느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작년에 이자스민 전 의원을 수소문해 만난 적이 있다”며 당시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2시간 넘게 대화를 나누면서 진영을 초월한 공격에도 굴하지 않는 꿋꿋한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어야 하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회피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절대 원망을 쏟아내지 않았다”고 이 전 의원을 만난 느낌을 적었다.

그는 또 “정치적으로나 가정적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모든 걸 ‘이해한다’며 포용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에게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담대함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우리 사회는 더는 ‘단일성’과 ‘일체성’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다양성’과 ‘다원성’을 자부심으로 삼아야 한다”며 “우리 사회는 단일민족이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라 다양해졌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이자스민 전 의원이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것을 두고 “변함없이 응원한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부딪히고 해답을 찾아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가 이주민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2012년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이주여성 이자스민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한 것은 정말 혜안을 보여준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국당이 하는 일을 유보 없이 칭찬하는 때는 거의 없는데 이 일에 대해선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고도 덧붙였다. 이자스민 전 의원이 애초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이 잘못됐다는 일각의 비판에는 “당시 이자스민을 받아준 정당은 새누리당뿐이었다”며 “매우 부당한 지적”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같은 맥락에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 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소수자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진보적 가치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아젠다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치조직인 정당으로서도 아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의원은 2011년 영화 ‘완득이’에서 다문화 가정 엄마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가정폭력대책분과위원장을 맡아 이주여성 보호법안을 발의하는 등 활약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공천은 받지 못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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