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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지금은 기업의 ‘기’ 살려야 할 때…이대로면 일본 장기불황 답습”

중앙일보

입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1일 “지금은 ‘기업의 기(氣)’를 살려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조치만이 가장 유효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경제여건이 어려울 때는 정부 재정의 역할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노동 개혁과 규제혁신으로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이는 게 기업 정책의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경총의 경영발전자문위원회는 손 회장이 국가 경제의 미래와 대안 제시를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기구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각종 규제·재정 건전성 악화 등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손 회장은 “한국 경제가 ‘일본형 장기불황’을 답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며 “한국이 스스로 국내 경영환경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민간의 실물경제 활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한반도 주변의 지정학적·정치적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도 저성장·저물가의 ‘L자형’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20년’을 한국이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동아시아와 한국은 소득분배 악화 문제에 기반을 둔 포퓰리즘이 퍼질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라며 “포퓰리즘을 예방하는 정치개혁, 경제성장·분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2%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손 회장은 “수출·투자·생산 같은 주요 지표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고 있다”며 “국내생산의 이점이 줄면서 해외에 나가 기업을 하려는 추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과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 등의 규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김원식 건국대 교수, 이종화 고려대 교수, 현정택 인하대 교수, 손경식 경총 회장, 이인실 서강대 교수, 윤증현 윤경제연구소장,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양준모 연세대 교수. [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왼쪽부터 김원식 건국대 교수, 이종화 고려대 교수, 현정택 인하대 교수, 손경식 경총 회장, 이인실 서강대 교수, 윤증현 윤경제연구소장,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양준모 연세대 교수. [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날 위원회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현정택 인하대 초빙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김원식 건국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교수, 양준모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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