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 TV 가이드] 탤런트 차인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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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 사나이요? 이젠 떨어내고 싶은 이미지죠.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마치고 나면 그 바람에서 더 멀어질 것 같은데…."

탤런트 차인표(37)가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SBS가 4일부터 방송하는 24부작 드라마 '완전한 사랑'을 통해서다. 흥행제조기로 통하는 김수현씨가 극본을 쓰는 이 작품에서, 차씨는 불치병에 걸린 아내(김희애)를 지극히 보살피는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시들어 가는 아내 앞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역할이다. 그리고 아직 공개할 순 없지만 충격적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완전한 사랑', 어려운 얘기죠. 조건을 계산하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이 여기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요? 시청자들이 시샘할 정도로 화목하고 금실 좋은 부부상을 보여드릴 겁니다."

차인표가 김희애와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 실제 나이는 동갑이지만 김희애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상형'이었다는데….

"꼭 같이 연기해 보고 싶었어요. 상대역을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출연 승낙을 했어요. "그래도 집사람(신애라)의 질투는 거의 없다는 걸 자랑스러워한다. "워낙 친한 사이라서 그런가 봐요. 예전에 '불꽃'에서 이영애씨랑 연기할 때는 뭘 찍었느냐, 어디 갔다 왔느냐 시시콜콜 물어보더니."

정상의 자리에 있을 때 군대에 갔다 온 점, 영화 '007 어나더 데이'에 출연을 포기한 점. 이런 저런 이유로 워낙 건실하다고 소문나서인지 그를 주인공으로 낙점하는 데는 아무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런 평가를 부담스러워 한다. "한번도 모범적인 사람으로 자처한 적 없어요. 제가 더 성장하는 데 족쇄가 되지 않을까 해요. 또 사람은 실수를 하게 마련인데, 그럴 경우 팬들이 받을 충격이 크지 않을까요?"

고정된 이미지에 쉽게 편승하기를 거부하는 걸 보면 '건실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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