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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과 칠레서 무역합의 서명"… S&P 사상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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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합의 서명이 예정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합의 서명이 예정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전 8시 45분(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경제가 경이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길이었다.

오전 8시45분 "오늘 좋은 일 있을 것 #中과 합의 서명, 일정보다 훨씬 앞서" #오전 9시40분 S&P 장중 최고치 3040 #3039로 마감, 3개월 만에 종가 경신 #증시 기록 트럼프 취임 후 94번째

그는 주가 상승을 예고라도 하듯 “오늘 또 다른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면서 “주식 시장에서 계속해서 좋은 숫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7시간여 뒤 폐장한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87포인트(0.56%) 오른 3039.42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 7월 26일의 기존 최고치(3,027.98)를 3개월여 만에 갈아치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개장 한 시간 뒤 S&P지수가 3040을 넘으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자 곧바로 트위터로 소식을 알리며 “일자리와 401-K(퇴직연금 세금정책)의 승리”라고 전했다.

폭스비즈니스뉴스에 따르면 증시 최고치 경신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103번, 취임 이후 94번 일어났다.

이날 증시를 끌어올린 주역은 트럼프의 ‘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진행 중인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와 관련해 예정보다 앞서 협상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에서 매우 큰 부분에 서명하는 일정과 관련, 당초 예정한 것보다 앞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정보다 조금 더, 어쩌면 일정보다 훨씬 더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만남이 칠레에서 이뤄질 것을 상상해 본다”고 말했다.

다음 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서명 무역 합의안 서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칠레 정상회의에서 서명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 무역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백악관으로 초대한 자리에서 “양국이 무역협상 결과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합의안이 마련되는 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합의안에 서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양측 모두 이를 공식 확정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힌트를 준 셈이다.

미·중 무역합의 윤곽이 한층 구체화하면서 무역전쟁 종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주가를 거침없이 끌어올렸다.

더구나 이번엔 중국도 미국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26일 중ㆍ미 협상 대표들이 통화했다면서 무역협상에서 합의문 일부의 기술적 협의를 기본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중국이 합의문 작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 농산물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상호 합의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됐을 때는 중국이 급작스럽게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엔 지난 주말에 걸쳐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무역협정 타결 가능성을 설파하자 증시에 낙관론이 퍼졌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 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한 뒤 1단계 무역 합의와 관련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1단계 합의로 미국은 당초 이달 15일부터 부과 예정이던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연간 약 400억~500억 달러(약 47조~59조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트럼프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중국 금융 시장개방, 중국의 환율시장 개입 등 관련해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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