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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사건 윤씨, 성범죄나 살인 저지를 사람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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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견 뷰티플라이프 교화복지회 이사장이 27일 윤씨와 함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호견 뷰티플라이프 교화복지회 이사장이 27일 윤씨와 함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 한 윤모(52)씨의 가석방을 돕고 그를 10년간 지켜본 복지회 이사장이 “윤씨는 성범죄나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호견(69) 뷰티플라이프 교화복지회 이사장은 “그동안 많은 출소자를 봐왔지만 윤씨 같은 사람은 정말 유일했다”며 “타락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는 흐트러짐 없이 일했고 규칙을 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이사장은 "교도소에서 처음 윤씨를 만나 자신이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봤을 때는 반신반의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후 10년을 가까이 지켜보니 이 사람은 성범죄나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 이사장은 2005년부터 청주에서 출소자 지원 복지시설을 운영 중이다. 2009년에는 윤씨의 가석방을 도왔다.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1989년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20년간 복역 후 2009년 8월 모범수로 감형받아 출소했다.

윤씨는 가석방된 후 출소자 복지시설에서 3년간 생활한 뒤 지금은 저축한 돈으로 독립해 나와 살고 있다. 윤씨는 복지시설에서 생활할 당시 ‘일정한 직업을 갖고, 매달 100만원을 저축하며, 음주하지 않는다’ 등의 규칙을 잘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이사장은 "윤씨는 청주 출소자 지원시설 역사상 최고의 모범생으로 꼽힌다"며 "억울한 옥살이 이후에도 사회를 원망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윤씨에게 누명을 벗을 기회가 온 것은 정말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 한 가정집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성폭행당하고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에 대한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을 거쳐 인근 농기구 공장에서 근무하던 윤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최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하면서 윤씨는 현재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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