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증상 없는데도 골절? 운동할 때 주의해야 하는 ‘안와 골절’

중앙일보

입력

[pixabay]

[pixabay]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축구 등 스포츠를 즐기면서 주의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골절인데, 이 가운데는 ‘안와골절’도 있다. 사람의 눈은 안구 주변의 뼈와 뼈 사이의 지방조직 등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눈을 둘러싸고 있는 뼈는 아주 얇아 골절되기 쉽다. 뼈가 골절되면 대부분 통증이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눈 주위 뼈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장재우 교수의 도움말로 증상이 없어 모른 채 넘어가기 쉬운 안와골절에 대해 정리했다.

안와골절은 말 그대로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뼈인 ‘안와골’이 부러지는 것이다. 안와골은 다른 뼈와는 달리 표면이 넓고 얇기 때문에 충격에 약하다. 안와골절은 주로 외상에 의해 생기는데,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안와벽이 깨지며 안구가 충격을 받는 것을 최소화시켜 준다.  안와골절은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큰 충격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 등산 등 일상생활에서 받는 경미한 충격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다른 아이의 발에 맞거나 미끄럼틀을 타다 부딪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와골절은 다른 부위의 뼈와는 달리 골절이 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알아채기 쉽지 않다. 컴퓨터단층(CT) 촬영 검사를 통해서만 발생 여부를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안와골절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환자가 다른 이유 때문에 CT 촬영을 하다가 골절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증상이 없다. 간혹 구토를 하거나 코피를 흘리는 사람도 있지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다. 물론 심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의 경우 출혈이나 눈꺼풀이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행히 경미한 안와골절은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절이 심하지 않거나 기능적인 문제가 없다면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한다. 눈 주위의 멍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지만 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거나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처방하기도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눈 주변의 근육이 골절된 뼈 사이에 끼어 안구운동장애가 생겨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특히 소아에서 잘 발생하는데 눈을 움직일 때 구토를 동반하며, 응급실에서 안와골절보다는 머리 손상을 먼저 의심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런 환자는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골절부위가 커서 골절된 부위로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이 밀려들어가면서 안구가 밀려들어가는 안구함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이다. 눈꺼풀과 눈 주위 조직의 부종이 심할 경우 붓기가 빠질 때까지 기다린 후 수술을 시행한다.

만약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거나, 의심이 된다면 코를 푸는 것은 피해야 한다. 눈을 둘러싸고 있는 뼈는 코와도 연결되어 있는데, 코를 풀 때 공기가 골절이 생긴 곳을 통해 안와 내로 들어가 눈이 부풀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재우 교수는 “안와골절은 눈 주위에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지만 경미한 경우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며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거나 충격을 받았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특히표현을 잘 못하는 어린이의 경우 부모가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