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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동양대 이사직 사임, 총장은 유지…연락 끊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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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66) 동양대 총장이 학교법인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동양대 측은 17일 "최 총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를 희망했고, 지난 2일 이사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임안이 최종 의결됐다"고 밝혔다. 동양대는 학교법인 현암학원 소속이다.

지난달 30일 경북의 한 병원에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던 최성해 총장.  송봉근 기자

지난달 30일 경북의 한 병원에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던 최성해 총장. 송봉근 기자

그는 법인 이사직에선 사임했지만, 동양대 총장직은 그대로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모든 대학 총장이 학교법인 이사가 되는 건 아니다. 일부 대학에선 학교 정관상 총장이 당연직 이사가 되도록 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 대학은 당연직 정관이 없다.

동양대 17일 "최 총장 일신상 이유로 이사 사임" #치료받던 경북 영주 병원에서 서울 모 병원으로 옮겨 #주변에서 "병세 악화, 지금은 조용히 지내야 할 때"

최 총장의 법인 이사직 사임에 대해 주변에선 '동양대 표창장' 후폭풍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 총장의 한 지인은 "최 총장의 학위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조사하고,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이를 알았는지 등도 살피는데, 어떻게 이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학교법인에 피해를 덜 주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 같다"고 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인근에 내걸린 현수막.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응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중앙포토]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인근에 내걸린 현수막.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응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중앙포토]

최 총장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17일 현재 경북 영주의 한 병원에 있다가 서울 모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간 수치 등이 올라가,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그의 지인은 "최 총장의 건강이 더 악화했다. 지금은 조용하게 지내면서 치료가 필요한 시기다"고 전했다.

앞서 최 총장은 지난달 말 중앙일보와 만나 자신의 자리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었다. '동양대 표창장' 논란으로 학교나 학교 법인에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면서다. 그는 "교육부 감사 같은 '압박'이 있을 수 있어, 총장직에서 물러나려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사표를 쓰려고 했는데 고문 변호사와 법인 이사회에서 내지 못하게 했다. 사표를 내면 학교가 더 힘들어진다고 하더라. 사표를 내면 (자신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인정하고 내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최 총장은 "강한 사람이 나가니까 학교가 더 공격받게 된다는 말도 나왔다. (내가) 사라지게 되면 학교를 공격하기가 더 손쉬워진다는 것이다"고 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중앙포토]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중앙포토]

그는 인터뷰에서 “국정감사가 끝난 뒤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최 총장은 “학교를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일단은 국감이 끝나야 한다. 국감 도중에 돌아가면 이 사실이 또다시 국감에서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나 국감에서 자신이 증인으로 출석하길 바랐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 총장은 “나는 거기에 가서 이것(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문제와 자신의 학력 위조 문제 등)과 정치를 별개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내가 유치원을 나왔다 한들 초등학교를 나왔다 한들 어떠한가”라며 “내 욕을 하는 건 괜찮지만, 진실을 욕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현재 최 총장은 교육학 석·박사 학력과 단국대 수료 학력이 거짓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단국대를 수료한 것이 아니라 ‘제적’당했고, 1991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신학사, 93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석사 학력도 허위라는 의혹이다. 최 총장은 단국대 제적 부분은 인정했지만, 미국에서는 학위를 정상적으로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주=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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