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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지출 8% 술·담배 때문…10대 음주, 60대 흡연 환자 급증

중앙일보

입력

한 백사장에 널부러진 술병과 담배꽁초. 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5조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한 백사장에 널부러진 술병과 담배꽁초. 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5조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흡연과 음주는 대표적인 건강의 적이다. 질병ㆍ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에만 흡연ㆍ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5조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는 젊은 층, 흡연은 노년층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작년 술·담배 따른 건보 지출 4조7000억 #60대 흡연 환자 2년새 11% 늘어 576만명 #음주 환자 10~20대 집중, 재정 지원 미흡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14일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16~2018년 흡연ㆍ음주로 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보 진료비는 15조9373억원에 달했다. 환자 부담금을 뺀 건보재정 지출액은 13조69억원이다. 술과 담배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6년 4조432억원에서 지난해 4조6873억원으로 15.9% 뛰어올랐다. 지난해 건강보험에서 나간 지출액 58조7490억원 중 8%는 흡연ㆍ음주가 원인이다.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술과 담배로 인한 환자 수는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흡연에 따른 건보 진료 인원은 60대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2016년 518만명에서 지난해 576만명으로 2년 새 11.2% 늘어났다. 이는 감소세를 보인 50대(-11.4%), 10대(-4.1%), 20대(-1.1%) 등과 대조적이다. 반면 음주로 인한 건보 진료 인원은 10대와 20대 젊은 층에 증가세가 집중됐다. 10대 환자는 2년 새 34.7%, 20대는 30.9% 늘어났다. 흡연과 달리 모든 연령층에서 환자 수가 증가했다.

술ㆍ담배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재정적 지원은 미흡한 면이 많다. 담배는 국민건강증진법ㆍ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부과되는 건강증진부담금의 65%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보 재정으로 지원하게 돼 있다. 하지만 해마다 지원되는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건보 재정이 흡연 관련 환자들을 위해 나가고 있다. 2016~2018년에만 1조1878억원의 손실을 봤다. 술은 건강증진부담금이 아예 적용되지 않고 있다.

연령대별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환자 수 변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연령대별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환자 수 변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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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숙 의원은 "흡연과 음주가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건보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비흡연자와 비음주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재원 확보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고 흡연ㆍ음주 위험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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