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 대기자, 평균 1200일 기다린다…신장·간 제일 급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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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지난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나눔 홍보캠페인에서 시민과 관광객 등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2회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지난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나눔 홍보캠페인에서 시민과 관광객 등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 이식 대기자가 이식을 받기까지 평균 1200일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 대기자가 늘고 있지만 반대로 기증자는 줄기 때문이다. 이식을 희망하는 장기는 신장과 간, 췌장 순이었다.

장기 기증자, 대기자의 10%도 못 미쳐 #기증 바라보다 숨지는 환자 하루 3.9명 #"공익광고 등 국민 인식 바꿀 계획 필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13일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3만9301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2만7444명이던 이식 대기자 수는 2017년 3만4187명, 지난해 3만7217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해마다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 연말에는 4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도별 장기 이식 대기자와 기증자 현황. [자료 기동민 의원]

연도별 장기 이식 대기자와 기증자 현황. [자료 기동민 의원]

하지만 장기 기증자는 지난해 3396명으로 대기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도 신장과 간, 골수 등을 기증하는 살아있는 기증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러 장기ㆍ조직을 많은 환자에게 나누고 떠나는 뇌사 기증자는 16% 수준이다. 기증 희망 등록자는 꾸준히 줄어든다. 지난해 등록자는 7만763명으로 2014년보다 35% 감소했다. 뇌사자 가족들의 기증 동의율도 35%까지 내려갔다. 현행법상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뇌사자 장기 기증은 불가능하다.

장기 이식 대기자가 늘고 기증자는 줄면서 이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줄지 않는다. 2014~2018년 5년간 대기자의 평균대기 시간은 1182일이었다. 이식을 받기 위해 약 3년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올해는 1199일(8월 말 기준)이다. 이식을 희망하는 장기는 신장이 4명 중 3명(74.8%)으로 가장 많았다. 간(18%)과 췌장(4.1%), 심장(2.2%)이 뒤를 이었다. 장기 기증만 바라보다 세상을 떠나는 환자도 하루 평균 3.9명꼴이다.

장기 이식 대기자 평균 대기시간. [자료 기동민 의원]

장기 이식 대기자 평균 대기시간. [자료 기동민 의원]

기동민 의원은 "장기 기증 수요ㆍ공급 불균형의 근본적 원인은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라면서 "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공익광고 캠페인, 생명 나눔 교육 등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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