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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 누구야?" 리베리가 칭찬했던, 정우영의 재능

중앙일보

입력

11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후반전 한국의 정우영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후반전 한국의 정우영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4월, 정우영은 독일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 입단테스트를 받았다. 뮌헨 1군이 두팀으로 나눠 치른 연습경기에 출전한 정우영은 몇차례 좋은 장면을 선보였다.

우즈베크 U-22팀과 평가전서 어시스트 #바이에른 뮌헨 출신다운 번뜩이는 모습 #단, 잔실수와 동료들과 호흡은 숙제 #도쿄올림픽서 이강인과 호흡 맞출수도

당시 뮌헨 공격수였던 프랭크 리베리(37·프랑스)가 정우영 에이전트에게 다가오더니 “쟤 누구냐?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자 리베리는 “몇 살이냐”고 재차 물었다. 에이전트가 “17세”라고 답하자, 리베리는 엄지를 치켜세운 뒤 “잘하네” 는 말을 남긴채 훈련장을 떠났다.

정우영은 2017년까지만해도 PC방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골라 축구게임하던 고등학생이었다. 그런데 2017년 6월 바이에른 뮌헨과 4년6개월 계약을 맺었다. 뮌헨 소속으로 지난해 11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 3월 분데스리가 데뷔전도 가졌다. 정우영은 뮌헨 훈련에서 30m를 3초79초에 주파한 적도 있다.

지난 3월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정우영(왼쪽)이 레반도프스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 소셜미디어]

지난 3월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정우영(왼쪽)이 레반도프스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 소셜미디어]

사실 정우영은 국내축구팬들 사이에서 베일에 싸인 존재였다. 그가 풀타임 활약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우영은 올여름 이적료 59억원에 독일 SC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지만, 부상여파로 아직 데뷔전을 못치렀다. 지난 6월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은 바이에른 뮌헨의 차출반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 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정우영이 패스하고 있다.[연합뉴스]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 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정우영이 패스하고 있다.[연합뉴스]

드디어 정우영이 독일 진출 후 한국팬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22세 이하(U-22) 대표팀 소속으로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 후반시작과 함께 교체출전했다.

왼쪽날개로 나선 정우영은 초반엔 동료들과 다소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공도 많이 잡지 못했다. 분데스리가가 시즌 중이라 독일에서 날아온 정우영은 이동거리와 시차적응 탓에 100% 컨디션을 아니었다.

하지만 정우영은 29분 만에 자신의 재능을 보여줬다. 정우영은 2-1로 앞선 후반 29분 오세훈(아산)의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빠른발로 수비수의 태클을 피한 정우영은 문전에 있는 김진규(부산)를 보고 정확한 패스로 어시스트를 올렸다.

정우영은 공격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또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칠줄 아는 선수란걸 보여주면서 3-1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전날 김학범 U-22대표팀 감독은 “정우영 활용법도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정우영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뛰었다.

물론 정우영은 잔실수를 많이 범했다. 동료들과 호흡도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확실한 임팩트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11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후반전 한국의 김진규가 골을 넣은 뒤 정우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11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후반전 한국의 김진규가 골을 넣은 뒤 정우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U-22 대표팀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앞두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열리는 대회다.

1999년생 20세 정우영은 내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출전가능한 연령대(23세 이하)다. 도쿄올림픽에서 이강인(18·발렌시아)이 패스를 찔러주고, 정우영이 마무리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둘 다 인천 유스팀 출신이다. 초등학교 4학년 이강인이 ‘날아라 슛돌이’ 촬영을 할 때 6학년 정우영이 수비한 적도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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