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친여 집회 두고 "좌파 태극기""그나마 남아있는 정의ㆍ공정 죽이려하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보수 야당이 28일 열린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 집회를 두고 “인민재판, 나치·모택동식”이라며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문 세력이 주도한 검찰청 앞 집회는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 인민재판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도저히 정상적 집권 세력이라 할 수 없다. 검찰개혁이란 그럴듯한 명분으로 대한민국을 비정상적 좌파독재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검찰이 성찰해야 한다”고 한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정면 공격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과 친문의 요구는 조국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라는 명시적 요구”라며 “정권의 충견이 되길 바라고 그걸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정권이 사법 계엄령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물타기, 감성팔이에 이어 홍위병 정치가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타락한 민주주의 정치 (형태인) 민중 정치로 가는 것”이라며 “마오쩌둥(毛澤東), 나치 수법에 기대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적폐청산의 적임자로 내세운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 정권의 적폐를 들추려 하자 소금 맞은 미꾸라지 마냥 발악한다”며 “대한민국 사법체제 전복행위이자, 문 대통령의 홍위병을 앞세운 체제 쿠데타”라고 28일 집회를 비판했다.

집회 참가인원이 200만명이라는 주장 역시 함께 문제 삼았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가 200만명 모였다고 했다. 판타지 소설급 뻥튀기 선동”이라며 “곧 있으면 여론이 바뀌었다고 대대적 선전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을 향해 '그러라고 위임해준 공권력이 아닐텐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을 향해 '그러라고 위임해준 공권력이 아닐텐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 역시 집회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김 전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집회도, 과잉수사를 규탄하기 위한 집회도 아니었다. 오로지 조국을 구하자는 집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남아있는 정의와 공정의 정신을 죽이려 하지 마라. 숫자를 부풀리며 우쭐해 하는 짓, 그것이야말로 패륜이요 파렴치”라고 했다.

이번 집회 참가자를 “좌파 태극기”로 규정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회 논리가) 대통령 측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법보다 진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우파 쪽에서 법치주의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들이 한 시위(태극기 집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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