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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즐겨찾는 저수지서 물고기 2000마리 떼죽음…왜?

중앙일보

입력

경북 상주 송지저수지서 지난 23일 민물고기 2000여 마리가 집단폐사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사진 속 얕은 하천 곳곳에 물고기가 죽어 있다. [사진 상주시]

경북 상주 송지저수지서 지난 23일 민물고기 2000여 마리가 집단폐사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사진 속 얕은 하천 곳곳에 물고기가 죽어 있다. [사진 상주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경북 상주시 송지저수지 인근에서 민물고기 2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해 상주시가 원인 조사에 나섰다.

지난 23일 경북 상주 송지저수지 인근 주민 #"민물 붕어 등 물고기 수천마리 폐사" 신고 #상주시 측 "얕은 하천의 산소부족이 원인"

지난 23일 오전 상주시 외남면 송지저수지 인근에서 한 주민이 “하천에 민물고기 수천 마리가 죽어 있다”고 신고했다. 상주시 조사 결과 민물 붕어를 비롯해 10∼30㎝ 민물고기 2000여 마리가 송지저수지와 연결된 관로와 좁은 하천 곳곳에서 집단 폐사해 있었다.

상주시는 지난 20일 송지저수지 수문 교체와 정비 작업을 하기 위해 저수지 물을 방류하는 과정에서 물고기들이 떠내려간 뒤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저수지 정비를 위해 방류 작업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저수지에 있던 민물고기들이 집단으로 떠내려간 뒤 하천의 얕은 물에 순간 갇히면서 산소 부족으로 폐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주시는 저수지 내부에 쌓인 흙을 퍼내는 준설 작업을 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저수지를 정비해왔다.

송지저수지 인근에서는 지난해 여름에도 민물고기가 폐사했다. 일부 주민은 “누군가 농약을 뿌리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주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부영양화로 인한 물고기 폐사였다”며 “수질을 조사했지만, 농약 때문일 가능성은 적었다”고 했다. 상주시에 따르면 송지저수지 인근에 폐수를 유출할 만한 공장은 없으며 대부분 논과 밭이다.

상주시 환경관리과는 지난 24일부터 죽은 물고기를 수거했다. 또 추가로 물이 빠지더라도 물고기들이 큰 하천까지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송지저수지에서 하천으로 가는 관로 등 곳곳의 풀과 나무를 정리했다.
송지저수지는 1945년 준공됐으며 길이 145m, 깊이 13m(저수량 50만7300㎥)로 상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토종 붕어 등을 잡을 수 있어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저수지에서 민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것은 주로 가뭄 등에 의해서다. 앞서 2014년 6월에는 충북 옥천군의 한 농업용 저수지에서 수백 마리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옥천군은 당시 이른 더위와 가뭄 탓인 것으로 분석했다. 더운 날씨로 수온이 올라 조류 등 수중 생물이 늘어나면서 물속에서 필요한 산소량은 늘었지만, 가뭄으로 물이 적어지면서 용존산소량이 줄어든 탓이다. 2017년 7월에도 충북 음성군의 원남저수지에서 가뭄 때문에 폐사한 물고기 수백 마리가 폭우가 쏟아진 뒤 떠오른 적이 있었다.

상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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