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2000분의 1 크기 60나노 낸드플래시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세계에서 가장 미세한 생산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제품이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60나노 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를 본격적으로 생산한다고 19일 밝혔다. 1나노m는 10억분의 1m로 60나노는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미 인텔이 이달 중 선보일 차세대 듀얼코어 중앙처리장치(CPU)'콘로'에 65나노 공정을 적용한 게 이 분야의 가장 앞선 상용화 사례로 꼽힌다. 삼성 관계자는 "60나노는 삼성전자가 2004년 세계 처음 개발한 기술로 이를 상용화 공정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제외한 메모리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 8Gb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간 일본 도시바가 70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하이닉스도 최근 80나노 공정의 D램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80나노 공정의 D램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9월 50나노 공정의 16Gb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2001년 100나노 공정의 1Gb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삼성전자는 6년 만에 회로 폭을 절반으로 줄이고 집적도를 8배로 늘린 제품을 양산하기에 이른 것이다.

반도체는 회로 폭을 줄이면 칩 크기가 작아져 생산성이 향상된다. 같은 웨이퍼를 써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태 전무는 "70나노에서 60나노 공정으로 바뀜에 따라 생산성이 25% 향상되고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까지 8Gb 칩 8개를 쌓아 만든 8기가바이트(GB) 낸드 칩을 선보이는데 이어 연내에 8Gb 2개를 탑재한 모바일용 2GB '모비낸드' 제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8Gb 칩 하나에는 MP3 음악 250곡을 담을 수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107억 달러에서 2010년 268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창우 기자

◆ 낸드 플래시는=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기 때문에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 등의 저장장치로 주로 쓰이는 반도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