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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기업인 300명, 24일 서울서 다시 머리 맞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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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양국 기업인 300여 명이 24일 서울에서 모인다. 일본 측 요청으로 한차례 연기됐던 한일경제인회의가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양국 정부가 서로 상대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며 갈등이 심화한 이후 민간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행사다.

정치ㆍ외교가 못 푼 한일 문제, 민간서 해법 모색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24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연다.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경총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과 고가 노부유키 부회장(노무라증권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손경식 CJ 회장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의 개혁 개방과 한일협력’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부에서도 참석한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축사를 할 예정이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참석한다.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 처음 열린 이래 50년 동안 매년 열렸다. 그런데 올해 한일 정부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당초 5월에 열리기로 했던 행사가 연기됐다. 일본 측에서 당시 연기를 요청했다. 이후 다시 양측 협의 끝에 9월로 일정을 잡았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경제인의 관계 개선 의지가 강해진 영향이 크다. 나카무라 구니하루 일본무역회 회장은 지난 18일 일본 기자와 가진 간담회에서 한일경제인회의에 대해 “정치와 별개로 (양국 경제인이) 손잡고 나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둘째 날인 25일 ‘한일관계의 새로운 도약’ 및 ‘한일 공통과제의 실현’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양국 경제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다. 이후 공동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나 외교는 양국 간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지만,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제인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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