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아쉽지만…임성재 2주간 상금 9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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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임성재가 최종 라운드 연장 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보기에 그치면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AP=연합뉴스]

임성재가 최종 라운드 연장 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보기에 그치면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AP=연합뉴스]

23일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CC.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2019~20시즌 두 번째 대회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에 나선 임성재(21)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우승 문턱에서 기회를 또 한 번 놓친 그는 “져서 아쉽지만 만족한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 준우승 #파 퍼트 놓쳐 무뇨스에게 패배 #시즌 개막 후 2경기서 상승세 #세이프웨이오픈서 첫 우승 도전

지난 시즌 PGA 투어 신인상 수상자 임성재가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에서 합계 18언더파로 세바스티안 무뇨스(26·콜롬비아)와 동률을 이뤘지만, 연장에서 져 준우승했다.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무뇨스에 4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임성재는 버디 8개, 보기 2개로 6타를 줄였고, 한때 단독선두까지 올라섰다. PGA 투어 첫 승이 잡힐 듯했다. 그러나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2m 파 퍼트를 놓쳤고, 파를 지킨 무뇨스에게 우승을 내줬다.

16일 끝난 시즌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의 호아킨 니먼(20·칠레)에 이어 뮤뇨스까지, 남미 출신 선수가 PGA 투어 대회에서 2연속 정상에 올랐다. 안병훈(28)은 1타 차 3위(17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시즌 PGA 최다 출전(35개 대회)에, 최다 언더파(184언더파), 최다 버디(480개) 등을 기록했던 임성재는 올 시즌까지 37개 대회를 치렀지만, 아직 PGA 투어 대회 우승이 없다. 우승 없이 신인상 경쟁을 하다 보니 “솔직히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했다”던 그는, 신인상 수상자로 확정되자 “우승이 올 시즌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우승이 가능했던 마지막 퍼트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퍼트 순간 실패를 직감한 듯 곧바로 움직인 임성재는 경기가 끝난 뒤 “어려운 칩샷으로 홀에 잘 붙였지만, 내가 본 것보다 퍼트에 조금 더 많이 브레이크가 있었다. 연장전에 자신 있었는데, 무뇨스가 잘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임성재(왼쪽)가 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무뇨스에게 축하를 건네고 있다. [AP=연합뉴스]

임성재(왼쪽)가 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무뇨스에게 축하를 건네고 있다. [AP=연합뉴스]

비록 준우승이지만, 임성재는 새 시즌 초반부터 ‘2년 차 징크스’ 같은 건 없다는 듯 선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 톱랭커 30명만 출전하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경험이 큰 힘이 됐다. 임성재는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 브룩스 켑카(29·미국) 등과 경쟁해 공동 19위에 올랐다. 그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다. PGA 투어는 2014시즌부터 9~10월에 개막해 다음해까지 시즌을 치르는 방식을 지키고 있다. 2018~19 시즌을 마치고 2주 휴식기를 가진 뒤 치른 새 시즌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선 PGA 시즌 첫 홀인원도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순위가 떨어지는 바람에 공동 19위를 했던 밀리터리 트리뷰트처럼 임성재로선 막판이 늘 아쉽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선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68-69-67-66)를 유지했고, 마지막 날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최종 라운드 드라이버 정확도는 85.7%, 그린 적중률은 83.3%였다. 팽팽한 우승 경쟁이 펼쳐지던 후반 3개 홀(14~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분위기까지 끌어갔다. 밀리터리 트리뷰트까지 포함해 올 시즌 치른 8라운드 중 7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기록할 만큼 경기력도 꾸준하다.

시즌 2개 대회를 마친 상황에서, 임성재는 PGA 투어 상금 랭킹 4위(81만1575달러·9억6000만원), 페덱스컵 포인트 3위로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신인상을 받은 지난 시즌 임성재는 상금 285만1134달러(약 34억원)로 이 부문 30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26일 개막하는 세이프웨이 오픈에 출전해 우승에 재도전한다. 이 대회는 임성재가 지난 시즌 PGA 데뷔전이었는데, 우승 경쟁을 하며 공동 4위에 올랐다.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던 대회. 조짐이 좋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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