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홍영 검사 묘소 참배한 조국 장관 “죽음 헛되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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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부산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에 있는 고 김홍영 검사 묘소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고(故) 김홍영 전 검사 묘소를 참배하며 “향후 검사 조직문화, 검사 교육 및 승진제도를 제대로 바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김홍영 검사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을 방문한 조 장관은 김 전 검사의 묘비 앞에 고개를 숙이며 김 전 검사 유가족과 함께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전 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직속 상관의 폭언 등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후 감찰을 통해 검찰 간부의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등이 드러나면서 김모 부장검사가 해임됐고, 남부지검장은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았다.

조 장관은 “고인(김 전 검사)은 상사의 인격모독과 갑질, 폭언 등을 견디다 못해 죽음에 이르렀다”며 “부하 교육 차원이라고 볼 수는 없는 비위 행위로 비극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 선발, 승진, 교육을 재검토하는 것이 고인의 요청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고통스럽고 안타깝게 지켜봤는데, 장관이 된 만큼 연휴 끝나고 돌아가서 전체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특히 평검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평검사들의 주장을 듣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장관은 “검찰 제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데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은 김 검사의 희생을 기초로 해서 전반적인 검찰 내부 문화와 제도를 바꾸라는 뜻”이라며 “연휴가 끝나면 검사 교육과 승진 문제를 쭉 살펴보고 개선점을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참배를 마친 조 장관은 김 전 검사의 부모를 만나 위로를 전했다. 조 장관은 김 전 검사의 대학, 고향 선배이지만 묘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김 전 검사의 묘지를 찾은 바 있다. 문 전 총장은 부산고검장 시절 고향이 부산이던 김 검사의 부모님을 고검장실로 모셔 위로하고 장례식장을 찾아 검찰을 대신해 사과했다.